집 짓기 꺼리는 건설사들… 3년 뒤 집값이 위험하다
올 들어 ‘주택 공급 3대 선행 지표’인 인허가·착공·분양 실적이 평년 대비 2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침체 속에서 금리 상승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건설 비용이 치솟자, 건설사들이 사업 자체를 꺼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은 미분양이 발생할 만큼 주택 공급이 부족하지 않지만, 3~4년 뒤에는 주택 공급 부족으로 집값 불안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주택 공급 3대 선행 지표 인허가·착공·분양 모두 급감
30일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1~2월 주택 인허가 실적은 전국 5만4375가구로 전년 동기(7만128가구)보다 22.5% 감소했다. 특히 주택 수요가 많은 수도권(-24.9%)이 지방(-21%)보다 감소 폭이 컸다. 주택 인허가 실적은 최근 10년 평균(7만445가구)과 비교해도 20% 넘게 줄었다.
인허가는 토지 확보가 끝난 사업장에서 주택 공급을 위해 진행하는 마지막 행정 절차다. 인허가 이후 시행사와 건설사들이 착공·분양·입주 등을 진행하는데, 4년 안팎 걸린다. 이 때문에 인허가 물량은 3~4년 뒤 주택 공급량을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 고금리와 원자재값 급등 등 비용 증가가 원인
인허가 다음 단계인 착공 실적은 더 크게 줄었다. 올해 1~2월 누계 기준으로 주택 착공 물량은 전국 3만1955가구로 전년(4만4352가구) 대비 28% 줄었다. 최근 10년 평균(5만2851가구)보다는 40% 가까이 적다. 주택 분양 실적 역시 전국 1만945가구로 전년(4만4233가구) 대비 75.3% 급감했다. 최근 10년 평균(2만4387가구)에 비해서도 55.1% 줄었다. 한 중견 건설사 대표는 “최근 분양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 여파로 건설사들이 인허가 신청을 낼 생각을 하지 않고, 인허가를 받은 경우에도 착공이나 분양을 미루는 사업장도 많다”며 “사업을 연기하면 비용이 발생하지만, 섣불리 공사를 시작했다가 감당할 수 없는 손실이 생겨 기업 존립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크다”고 말했다.
◇”3년 후 집값 불안 우려”
주택 공급 선행 지표들이 단기간 개선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고금리와 원자재 값 상승세가 진정될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레미콘과 건설 업계는 올해 수도권 레미콘 가격을 현재 ㎥당 8만300원에서 8만8700원으로 10.4% 인상하기로 했다. 전기요금 급등으로 철근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글로벌 고물가로 급등한 금리가 내려갈 여지도 별로 없다.
이처럼 건설 비용이 크게 오르면서 현재 건설 중인 주택에서도 재건축 조합 등 입주 예정자들과 건설사 사이에선 건축비 추가 인상을 놓고 갈등이 잇따르고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 비용이 얼마나 더 오를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업성 검토를 하면, ‘보류’ 판정을 받는 곳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미분양이 늘면서 중소 건설사들이 자금 압박으로 몸을 사리는 것도 악재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달 7만5438가구로 불과 1년 2개월 전인 2021년 12월(1만7710가구)의 4배에 달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4~5년 뒤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새 아파트 공급이 줄고, 다시 부동산 가격이 들썩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합수 건국대 겸임교수는 “착공 물량이 줄면 통상 3년 후 입주 물량이 감소하는데, 입주 물량이 줄어들기 시작할 때 대응하면 이미 늦다”며 “3기 신도시 입주도 최소 5년 이상 남았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 불안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당장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 부문이 더 적극적으로 주택을 공급하며 민간 부문의 공급 공백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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