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땅,우리생물] ‘봄의 전령사’ 꽃다지

2023. 3. 30.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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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알리며 움츠려 있던 몸과 마음을 일으켜 주는 식물을 떠올려 본다면 많은 사람이 노란 꽃을 피우는 개나리, 산수유, 복수초 등이 생각난다고 말할 것이다.

그런데 봄을 대표하는 나물로 사람들의 관심을 듬뿍 받는 흰색의 냉이가 꽃다지 주변으로 피어나면 꽃다지는 무관심에 수줍어하며 냉이의 뒤로 물러나 가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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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알리며 움츠려 있던 몸과 마음을 일으켜 주는 식물을 떠올려 본다면 많은 사람이 노란 꽃을 피우는 개나리, 산수유, 복수초 등이 생각난다고 말할 것이다.

그런데 무심코 지나치기 쉽지만, 전국 양지바른 곳이면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또 다른 봄의 전령사가 있다. 바로 코딱지나물이란 별명을 가진 꽃다지(Draba nemorosa)다.
꽃다지는 십자화과에 속하는 두해살이풀로 3월에 1.5~2.2㎜ 정도의 노란색 꽃잎이 십자 모양으로 피어나는 아주 앙증맞고 귀여운 우리나라의 자생식물이다.

그런데 봄을 대표하는 나물로 사람들의 관심을 듬뿍 받는 흰색의 냉이가 꽃다지 주변으로 피어나면 꽃다지는 무관심에 수줍어하며 냉이의 뒤로 물러나 가려진다. 그래서일까 꽃다지의 꽃말은 ‘무관심’이다.

사실 꽃다지는 들판에 흔하게 피어나는 잡초처럼 보일진 모르겠지만 매서운 추위를 참아내고 얼어붙은 대지를 뚫고 피어나는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봄의 전령사로 그 역할을 냉이 못지않게 해내는 식물이다.

꽃다지의 어린순은 쓴맛이 적고 담백하여 산나물의 재료로 많이 쓰이는데, 가볍게 데친 후 찬물에 한 번 헹구어 나물이나 국거리로 사용한다. 또 비빔밥의 채소로 쓰거나 김에 꽃다지 생잎을 늘어놓아 김밥처럼 둘둘 말아서 그대로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여느 봄에 먹는 나물 못지않은 최고의 음식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식용뿐 아니라 정력자(??子) 등으로 불리며 약재로도 사용되는데, 기관지염, 당뇨, 이뇨, 통리수도, 폐기천식, 해수, 호흡곤란 등에 달여 복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달인 물로 환부를 씻으면 점차 좋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공주대 연구팀은 천연물에서 항암 후보 물질을 얻어 내기 위해 200여 종류의 식물을 동정하고 분석하여 꽃다지 추출물이 항산화에 상당히 높은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렇듯 ‘무관심’이 꽃말인 식물이라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 봄의 전령사일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매우 유용한 식물임을 알 수가 있다.

현창우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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