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숙의3A.M.] 하워드 슐츠의 1월7일

2023. 3. 30.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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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슐츠가 8년 만에 스타벅스 CEO로 복귀한 2008년 1월7일 하루 동안 계획하고 실행한 일은 이렇다.

"하워드 슐츠, CEO로 복귀." 모든 직원에게 이메일과 음성메시지를 보내고, 고객에게는 편지를 써서 홈페이지에 올리다.

이렇게 만들기 위해 슐츠는 앞서 2007년 9월 복귀를 결정하고 비밀리에 행동계획을 설계했다.

직원이 슐츠의 복귀를 언론 기사를 읽고 아는 일이 없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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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영혼 되찾겠다”… 치밀한 복귀계획
극적 리더십으로 위기, 혁신·변화로 전환
하워드 슐츠가 8년 만에 스타벅스 CEO로 복귀한 2008년 1월7일 하루 동안 계획하고 실행한 일은 이렇다.

새벽, 스타벅스 1호점에 가서 창업 시절을 떠올리며 자신과의 다짐을 하다. 짐 도널드 CEO에게 해고를 통보하다. 오전 9시, 집으로 임원들을 부르다. “내일 자로 CEO로 복귀한다. 짐 도널드는 내보냈다.”

낮 12시45분, 본사 이사회실에서 임원들에게 말하다. “불이 났으니 불을 꺼야 한다.” 오후 1시30분, 스타벅스 파트너 1000명에게 복귀를 발표하다. “스타벅스의 영혼을 되찾겠다.”

오후 4시, 주식시장 마감과 동시에 보도자료를 공개하다. “하워드 슐츠, CEO로 복귀.” 모든 직원에게 이메일과 음성메시지를 보내고, 고객에게는 편지를 써서 홈페이지에 올리다. 전 세계 주요 책임자들에게 전화회의를 알리고 지인들에게 편지를 보내다.

스타벅스는 위기였다. 매출 같은 표면적인 수치는 그럴듯했다. 하지만 매장 늘리기에 치중해 커피 맛은 떨어지고 스타벅스만의 정체성을 잃고 있었다. 이 무렵 주가도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저 불만 끄는 것은 위기 대응이 아니다. 위기는 혁신과 변화로 전환되어야 한다. 중대한 전환의 순간에는 전략이 필요하다. 실행 프로그램을 준비해 단호하고 신속하고 긴박하게 실행해야 한다. 리더의 말과 행동은 극적이어야 한다.

슐츠의 1월7일이 그랬다. 빈틈없는 행동계획은 논쟁과 갈등의 빌미를 없앴다. 이렇게 만들기 위해 슐츠는 앞서 2007년 9월 복귀를 결정하고 비밀리에 행동계획을 설계했다. 믿을 만한 외부 조언자와 회사 내부자 2명으로 준비팀을 꾸렸다. 슐츠가 복귀하면서 제시할 혁신 계획을 세우고, 복귀를 누구에게 어떻게 알릴지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짰다.

1월7일 하루 실행된 행동계획에는 숨은 원칙이 있다. 복귀라는 중요한 결정을 알리고 설득할 상대를 슐츠 자신부터 차례대로 확대한 것이다. 직원이 슐츠의 복귀를 언론 기사를 읽고 아는 일이 없도록 했다. 먼저 사내에, 다음 시장과 고객, 끝으로 언론에 알렸다. 상대에 걸맞은 방법을 골랐다. 대면, 전화, 음성메시지, 이메일, 보도자료 등이다.

혁신 프로그램은 복귀한 다음에도 계속됐다. 먼저 주요 임원을 모아 비틀스 포스터를 앞에 둔 워크숍을 열었다. 비틀스를 모티브로 브랜드 재창조를 고민하도록 했다. 미국 전역 7100개 매장을 하루 동안 모두 닫고 전 직원에 커피 제조를 재교육했다. 전 세계 고위 임원 200여명을 모아 비밀회의를 열고 새로운 스타벅스 비전과 혁신 의제를 전달했다.

슐츠가 그의 책 ‘온워드’에서 비틀스 해체를 언급한 부분이 흥미롭다. 비틀스 해체가 언제 시작됐냐는 질문에 폴 매카트니는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비틀스의 끝은 대규모 공연을 하면서 시작됐다고. 공연장에 꽉 찬 팬 수만명의 함성 때문에 정작 자신들은 자신들의 연주를 듣지 못하게 되면서였다고. 무언가 어긋나고 있다 느낄 때, 미묘하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할 때 이 질문부터 던져보자. “우리가 더 이상 우리의 음악을 듣지 못하게 된 게 언제부터입니까?”

이인숙 플랫폼9와4분의3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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