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거장을 만나다] 진주와 부산, 마산…소설의 무대를 따라
[KBS 창원] [앵커]
경남이 낳은 문화예술 분야 거장들의 예술혼을 재조명하는 '경남의 거장을 만나다',
하동이 낳은 소설가 이병주, 두 번째 편입니다.
이병주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관부연락선'과 '돌아보지 말라'는 소설 속 주 무대도 우리 지역입니다.
진정은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부산항과 일본 시모노세키 사이 대한해협을 잇는 여객선.
일제강점기 때는 시모노세키의 꼬리 글자와 부산의 머리글자를 조합한 '관부연락선'이라 불렸습니다.
관부연락선을 타고 일본 대학에 진학했다 학병에 징집되고 또 천신만고 끝에 돌아오지만, 조국은 극심한 이념 대립을 벌이고….
고향 진주에서 교편을 잡지만 빨치산에 납치돼 행방불명되는 유태림.
지금의 경상국립대인 진주농대 교수를 지낸 이병주의 실제 삶과 닮았습니다.
[하태영/동아대 교수 : "하동에서 일본으로 유학 간 이병주의 체험기가 담긴 소설이고요. 학병 세대의 체험기가 그 작품 안에 담겨있습니다."]
국립 마산병원도 소설의 무대가 됐습니다.
따뜻하고 공기 좋은 마산 앞바다, 광복 뒤 이곳에 세워진 결핵 요양소는 1968년 펴낸 장편소설 '돌아보지 말라'의 주 무대입니다.
[이권기/이병주 아들/경성대 명예 교수/소설'돌아보지 말라' 낭독 : "마산의 산과 바다는 초여름 오후 태양이 내리쪼이는 황홀한 시간 속에 고요히 펼쳐져 있었다."]
1968년 7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옛 경남매일신문에 연재된 '돌아보지 말라'는 이병주 생전에 단행본으로 출간하지 못한 유일한 장편으로, 2014년에야 출간됐습니다.
[조봉권/국제신문 기자 : "소설이 너무너무 인기가 많으니까 그때는 신문을 배달하던 시절이니까 학교 같은 경우 신문을 배달하면 신문이 자꾸자꾸 없어지는 거죠."]
고향 하동에서 시작해 학교에 다닌 진주, 교수가 된 마산, 기자가 된 부산….
경남이 낳은 거장 이병주의 문학은 근현대 우리 지역의 삶을 그려낸 대기록이기도 합니다.
[이병주/소설가/1985년 KBS '11시에 만납시다' : "한편 생각하면 불행한 세대를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는 것이, 작가 입장에서 볼 때는 대단히 행운이 아니었는가…."]
KBS 뉴스 진정은입니다.
진정은 기자 (chri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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