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물 넘치던 판잣집 공항에서 세계 3위 국제공항 노리기까지[궁금한 공항이야기]
한국 ‘국제공항’ 역사의 시초
인천공항 내년 4단계 확장
연간 여객 수용 1억명으로
우리나라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은 시설·서비스에서 세계 최상급 수준이다. 국민의 자부심으로 성장한 한국의 국제공항. 국내 최초의 ‘국제공항’은 어디고, 또 어떤 역사를 품고 있을까.
많은 사람은 한국 최초의 국제공항으로 ‘김포공항’을 떠올리겠지만, 답은 사라진 서울 여의도 국제공항이다.
일제강점기 때인 1916년부터 훈련장과 공군기지 등으로 사용되던 서울 여의도공항은 한국전쟁 중인 1953년 국내 첫 국제공항으로 지정된다.
마라톤 영웅인 고 손기정 선수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시상대에서 가슴의 일장기를 월계수 화분으로 가렸다는 이유로 밧줄에 묶인 채 귀국한 곳이 이 공항이다. 또 해방 사흘 후인 1945년 8월18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인사들을 태운 비행기가 내린 곳도 여의도공항이다. 당시 여의도공항은 해외 귀빈들이 주로 이용했다.
여의도공항은 한강 범람으로 활주로가 자주 물에 잠겼고, 인근에는 인분을 사용한 비료공장이 들어서 악취마저 풍겼다. 청사다운 건물이 없어 일부 언론에서는 ‘판잣집이 서 있는 국제공항’이라는 제목으로 공항의 열악한 환경을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정부는 1958년 일제강점기 군 훈련장으로 사용하던 김포공항을 두 번째 국제공항으로 지정했다. 1960년에는 현대식 청사를 준공한다.
여의도공항은 군사용으로 사용하다 1971년 폐쇄됐다. 그 자리에는 여의도공원 등이 조성됐다.
김포공항은 국제공항으로 지정됐지만 수요가 없어 한동안은 ‘개점 휴업’ 상태였다. 당시 해외여행을 정부가 엄격히 통제하던 시절이어서 국제선 이용객 이름이 신문에 실릴 정도였다.
1970년대 경제개발과 함께 김포공항의 이용객도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 1989년 1월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 이후 김포공항은 이용객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정부에서는 공항의 혼잡을 줄이기 위해서 “배웅은 가정이나 회사에서…”라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이후 김해·제주·대구 국제공항이 잇따라 건설됐고, 현재는 인천공항을 포함해 전국에 8개 국제공항이 운영되고 있다.
김포국제공항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정부는 1992년 인천 영종·용유도 등 섬 일대를 메워 국내 최대 규모의 인천국제공항을 2001년 개항했다. 이후 국제선은 대부분 인천공항으로 옮겼고, 김포공항은 국내선 위주로 운영하면서 가까운 국제선 일부 노선만 운항 중이다.
인천공항은 연간 여객 수용 능력 1억명을 목표로 4단계 확장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4년 이 사업이 완료되면 국제선 기준 세계 3위의 공항이 된다.
이상호 선임기자 sh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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