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 헛발질’ 축구협회, 결국 재심의하기로

이준희 2023. 3. 3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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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승부조작 사범 등 백 명을 사면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은 대한축구협회가 결국 내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이 결정을 전면 재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축구협회는 어젯밤 올린 해명 입장문에 오류가 발견돼 몰래 수정하는 등 잇따른 헛발질로 또 한 번 팬들의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준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이 열리는 날 기습적으로 승부 조작범 등을 사면했다가 거센 비판에 시달린 대한축구협회.

축구협회의 이해할 수 없는 결정에 프로축구 선수협회는 유감을 표명했고, 붉은 악마도 성난 민심을 드러냈습니다.

[이중근/붉은악마 의장 : "이런 행위를 했다는 것에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향후 있을 A매치 보이콧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여론의 역풍을 이기지 못한 축구협회는 이틀 만에 사면 결정을 재논의하겠다며 내일 임시 이사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이정섭/대한축구협회 경영본부장 : "(정몽규) 회장님께선 매우 안타까워하십니다. (협회가) 되짚어 봐야 할 부분이 있지 않나 지적을 했습니다."]

여론 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승부 조작범을 사면하기로 한 축구협회의 이번 행보는 촌극의 연속이었습니다.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축구협회는 어젯밤 해명문을 내놓았는데, 채 1시간도 안돼 한 문장을 슬쩍 삭제했습니다.

최근 대한체육회가 승부조작 등 일부 행위에 대하여 징계 감경 및 사면 불가 규정을 삭제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는데, 사실 관계를 뒤늦게 파악하고 이 내용을 슬쩍 지워버린 겁니다.

대한체육회가 사면 불가 규정을 삭제한 이유는 징계 시효와 관련해 해석에 오해 소지가 있어서인데, 축구협회는 자기 입맛대로 판단해 사면에 활용한 겁니다.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르면, 사면 관련 규정뿐만 아니라 징계 이력을 삭제할 어떠한 근거도 없습니다.

[김지나/대한체육회 공정체육실 과장 : "현재 사면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셔야 돼요. 징계 이력을 삭제할 수 있는 방법은 법원에 징계 무효 청구 소송을 하거나 무죄 판결이 나와도 재심의를 해야 하는 건이에요."]

축구협회와 달리 프로축구연맹은 반대했던 이른바 월드컵 16강 사면.

정몽규 회장 등 특정 임원진 중심의 독단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빚어낸 희대의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KBS 뉴스 이준희입니다.

촬영기자:이호 윤재구/영상편집:송장섭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이준희 기자 (fcju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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