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양잿물’ 성분이 ‘건강식품’ 둔갑…전국에 유통

박성은 2023. 3. 3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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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비료 제조 업체가 무허가 건강식품을 만들어 전국에 팔아온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암 치료 등에 효과가 있다며 소비자들을 끌어모았는데 제품 성분을 분석해 보니 세정제 원료죠,

이른바 양잿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현장 K, 박성은 기잡니다.

[리포트]

경기도에 있는 건강식품 판매장입니다.

규소수 원액을 200㎖ 한 병에 2만 원이 넘는 값에 팔고 있습니다.

물에 타서 먹으면 난치병 치료에 좋다고 자랑하는데, 정작 제품엔 녹 방지 약품인 '수처리제'라고 적혀 있습니다.

[규소 원액 판매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인체에 규소가 작용하지 않는 데가 없어요, 보면 이제 사용 기준 양. 그런데 환자분들은 이것보다 (농도를) 더 세게 드셔야 돼요."]

인터넷에는 다른 이름을 단 규소수가 팔리고 있습니다.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홍보하지만 규산염을 원료로 한 건강식품이 국내에서 허가를 받은 건 아직 없습니다.

이 제품의 성분을 분석해 봤습니다.

pH 농도가 12.7, 강알칼리성입니다.

강원도보건환경연구원은 분석 결과, 해당 제품의 원액이 세정제 원료로 쓰이는 이른바 '양잿물'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물에 100대 1로 희석해도 PH 농도는 10.5.

'먹는 물 수질' 기준에 부적합합니다.

[김희갑/강원대학교 에코환경과학과 교수 : "이런 것들이 심하게 되면 이제 체내에 있는 조직, 이런 것들을 녹이면서 우리 체내 조직이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없도록."]

제품 생산업체를 찾아가 보니, 엉뚱하게도 무허가 비료 공장입니다.

곳곳에 광물 덩어리가 쌓여 있고, 공장 문은 굳게 잠겨 있습니다.

[해당 규소수 제조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공장 자체도 허가 난 건물이 아니야. 무허가 건물. 그리고 거기는 항상 365일 문을 꼭 잠궈 놓고 안에서 일을 해."]

공장주는 2017년에도 비료 원료인 공업용 규산염으로 액상 차를 만들어 팔다가 적발돼 먹는물관리법 위반으로 처벌까지 받았습니다.

[무허가 규소 원액 제조업체 대표/음성변조 : "일 년 전에는 판매했었는데 조금 조금씩 나갔는데, 그 이후로는 판매하지 않고 있어요."]

무허가 공장임을 뒤늦게 알아챈 투자자가 항의하자 80대 공장주는 이런 제품을 45년 동안 만들어 왔다고 실토했습니다.

현장 K 박성은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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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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