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상처는 잊고… 10개 구단 ‘플레이∼볼’

정필재 2023. 3. 30.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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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시즌 프로야구 4월 1일 개막
WBC 참사·뒷돈 논란 속 팡파르
전 구단 FA 대거 투자 전력 보강
감독들 “가장 강력한 팀 LG·KT”
두산 양의지 등 새 안방마님 눈길
체력부담 고려 2연전 사라지고
감독 마운드 방문 25초 제한 등
경기 시간 단축 위해 장치 도입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 프로야구가 마침내 기지개를 켠다. 마스크를 벗고 맞이하는 시즌이지만 그 속에 감춰뒀던 야구인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4강을 꿈꿨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본선 1라운드에서 탈락했고, 개막도 하기 전 야구계에 미성년자 성범죄와 뒷돈요구 논란까지 터지면서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팬들은 다시 한번 기회를 주려는 듯 30일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현장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했다. 반가워하는 팬들에 비해 선수들 표정은 어두웠다. 친정 두산으로 돌아온 양의지는 고개를 숙인 채 긴장한 얼굴로 관객석을 바라봤고, 선수들도 서로를 향해 가볍게 눈인사를 했지만 표정은 밝지 않았다. 10개 구단 감독과 선수들은 ‘앙’ 소리와 함께 ‘손하트’를 그리며 기념촬영을 한 이후에야 긴장이 풀렸는지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파이팅” 프로야구 10개 구단 감독들이 30일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화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승엽(두산), 박진만(삼성), 김종국(KIA), 염경엽(LG), 김원형(SSG), 홍원기(키움), 이강철(KT), 강인권(NC), 서튼(롯데), 수베로(한화) 감독. 뉴스1
2023시즌 프로야구가 다음달 1일 개막한다. 10구단은 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긴 레이스에 돌입한다. 올 시즌은 모든 구단의 전력이 평준화됐다는 평가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800억원이 넘는 거금이 풀리면서 10개 구단은 탄탄하게 전력을 보강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각 구단 감독들은 LG와 KT를 가장 강력한 팀으로 지명했다. 6개 구단 사령탑이 이들을 최강전력으로 지목했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키움이 3명으로 그다음이었고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한 SSG가 2명의 선택을 받아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이강철 KT 감독은 삼성과 한화가 가을야구에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진만 감독이 대행 꼬리표를 떼고 팀을 이끄는 삼성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지옥훈련으로 조직력을 높였고, 한화는 시범경기 1위에 오르며 새 시즌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두산과 롯데, NC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 초보 사령탑인 이승엽 두산 감독은 “냉정한 평가를 하는 것 같다”며 분위기 전환을 위해 애썼다.

올 시즌을 앞두고 유니폼을 바꿔 입은 선수들 활약도 관심사다. 특히 지난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궜던 FA 포수들의 연쇄 이동으로 각 팀 안방마님의 얼굴이 대거 바뀐 점이 눈에 띈다. 양의지가 NC에서 친정 두산으로 돌아갔다. LG에서 활약하던 유강남은 롯데로, 두산 박세혁은 NC로 팀을 옮겼다. 박동원은 KIA에서 LG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사령탑 대결도 관심을 모은다.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국민타자’ 이승엽 두산 감독과 ‘국민 유격수’ 박진만 삼성 감독이 나란히 정식 감독으로 데뷔하게 되면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 감독은 “박 감독은 훌륭한 선수이자 감독이었고, 코치 경험도 풍부하기 때문에 도전자 입장”이라며 “9개 구단 감독에게 배운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이 감독은 국제경기는 물론, 해외에서도 뛴 경험이 많다”며 “책임감을 갖고 함께 야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올 시즌부터 달라지는 점도 눈에 띈다. 우선 시즌 막바지 치러졌던 2연전이 폐지된다. 잦은 이동으로 인한 선수단 체력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조치다. 홈과 원정에서 72경기씩 치르던 일정이 변경돼 SSG와 KT, 롯데, 두산, 한화는 올 시즌 홈에서 73경기를 소화한 뒤 원정에서 71경기를 치른다. 다음 해에는 반대로 원정에서 73경기를 뛰고 홈에서 71경기를 선보인다.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경기 중 감독이나 코치의 마운드 방문 시간이 30초에서 5초 줄어든 25초로 제한되고, 30초가 지난 시점에서 포수는 포구를 준비해야 한다는 규정이 생겼다. 또 12초 투구 규정과 타석 이탈 제한도 엄격하게 적용할 예정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시즌 3시간11분이었던 평균 경기 시간을 3시간5분으로 단축하는 게 목표다. 시상 방식도 바뀐다.

골든글러브와 함께 실버슬러거도 선정한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처럼 포지션별 최고 수비수에게 골든글러브를 수여하고, 타격 능력으로 수상자를 선정하는 실버슬러거를 준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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