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성 감독 “위기의 한국 영화계, 나아갈 방향은…”[종합]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ksy70111@mkinternet.com) 2023. 3. 30.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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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성 감독. 사진| 스타투데이 DB
강윤성 감독이 한국 영화계의 위기를 짚으며 나아가야할 방향성을 제시했다.

서울 동대문구 홍릉 콘텐츠인재캠퍼스에서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 성과보고회 ‘콘텐츠 인사이트’가 열렸다. 이날 강윤성 감독은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시대 K-콘텐츠 글로벌 진출 사례’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강윤성 감독은 최근 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카지노’를 연출하며 글로벌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와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을 만들며 영화계에서 인정받던 감독이 OTT 드라마에 도전한 이유는 뭘까.

강윤성 감독은 “카지노했었 관계자, 경찰들 만나서 필리핀 사건을 취재하며 3년전 각본을 쓰기 시작했다. 준비하던 영화가 엎어지는 바람에, 또 코로나19가 심해지던 때라 ‘집에 칩거하면서 글만 쓰자’고 했던게 ‘카지노’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카지노’는 처음부터 영화가 아닌 드라마로 기획하고 작업한 작품이다. 강 감독은 “16부작으로 기획했고, 내용도 공중파 방송에서 할 수 없을 것 같아 해외 OTT 공개를 목표로 했다. 이걸 지상파로 공개할 경우 사람들이 방송국 앞에서 데모를 할 것 같더라”며 “한국 콘텐츠를 창의력 있게 만들 수 있는게 해외 OTT 밖에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2020년 겨울에 디즈니 플러스가 한국 들어온다는 소문 있었고 관계자를 만났다. ‘카지노’에 관심있다고하길래 거짓말인 줄 알았다”고 디즈니 플러스에서 제작을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카지노’는 기존 OTT들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하는 방식인 빈지와칭(몰아보기) 방식이 아니라, 첫 주에 3편을 공개하고 이후 매주 1편씩 추가 공개하는 방식으로 시즌1과 2를 나눠서 공개했다.

강 감독은 “‘카지노’는 빈지와칭을 목표로 제작했다. 장르물은 한번에 쭉 봐야 흡입력 있게 빠질 수 있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미국 본사에서 첫주에 3화, 이후론 매주 하나씩 오픈하겠다는 결정이 내려왔다. 시청자를 우리 작품에 끌어들일 힘이 약하지 않을까 걱정했다”며 우려했던 것을 언급했다.

결론적으로 디즈니 플러스의 전략은 성공했다. ‘카지노’는 새로운 방식을 채택했음에도 글로벌 인기를 이끌었고, 디즈니+ 유료 구독자 확보와 유지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강 감독은 “공개되고 나서 마침 비슷한 시기 공개된 넷플릭스 ‘더 글로리’와 구글 트랜드를 통해 분석을 해봤다. ‘더 글로리’는 오픈 시기에 트랜드가 굉장히 올라오지만 ‘카지노’는 전반적으로 그래프가 완만하게 유지되더라. 화제성이 연결된 것. 그래프 안에 있는 면적만 보면 ‘카지노’가 더 많은 화제성을 가지더라”고 흐뭇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디즈니 플러스는 국내 OTT중 밑에서 두번째일 정도로 지명도가 없었다. 화제성으로 오르내리다보니 가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더라. 구독의 시대에선 다른 채널을 구독하기 쉽지 않다. 유입이 늘어나는 긍정적인 면에서 ‘카지노’가 어느정도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OTT에서 성공을 거둔 강 감독은 OTT의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설 곳 없는 영화계를 걱정했다. 강 감독은 “제 베이스가 영화이다보니 ‘카지노’가 끝난 뒤 영화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런데 영화 현장이 좋지 않다. 영화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제작할 방법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 시장이 어려우니 제작 인력이 OTT로 넘어가고, 영화 시장엔 글을 쓰는 작가도 거의 없어졌다. 극장 요금이 오르니 관객들은 ‘대작’ 영화를 보려고 하고 일반 영화는 극장에서 내려진 후 OTT에서 공개되길 기다린다. 평균이 되는, 중박을 치는 영화가 줄어들어 영화계가 존속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악순환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OTT를 통해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먹힌다는 것, 세계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것이 증명됐다. 우리 콘텐츠의 시장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은 한국 내부에서만 소비됐고, 그에 맞는 사이즈로 투자가 됐는데 콘텐츠의 글로벌 인기가 증명됐으니 미국, 중국 등 지본을 세계에서 투자를 가져와야한다”며 “(할리우드 영화처럼) 전세계에 공동 개봉할 수 있는 영화, 시리즈물이 나와야 한다. 위기의 시간이지만 양질의 자본이 들어와 많은 창작자가 작품을 준비할 수 있다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성을 제시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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