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리브엠 '알뜰폰' 정식 승인 임박에…기대만큼 커지는 우려

함정선 2023. 3. 30.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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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금융심사위원회 4월16일 이전 리브엠 승인 결정
정식 서비스 승인 가능성 커
통신 업계, 사업 활성화 찬성하지만 리브엠 출혈경쟁 우려
원가 이하 판매 등 최소 규제장치 마련 요구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인 ‘KB리브엠’이 곧 정식 서비스로 승인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통신비 절감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KB리브엠이 기존 알뜰폰보다도 저렴한 요금제를 앞세워 소비자 호응을 얻고 있고, 정부도 통신 요금 절감에 더해 이동통신 시장 활성화 효과까지 노릴 수 있으나 문제는 그 이후다.

KB리브엠이 도매 대가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바람에 알뜰폰 시장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시장 생태계가 망가져 경쟁자가 사라진 후에도 KB리브엠이 도매 대가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유지할 것인지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KB리브엠, 다음 달 정식 승인 유력…“원가 이하 판매가 문제”

3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혁신금융심사위원회는 오는 4월 16일 이전 KB리브엠에 대한 검토 등을 거쳐 정식 서비스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큰 문제가 없다면 정식 서비스 승인을 받는 게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2019년 금융혁신서비스 1호로 지정된 후 4년간 40만 가입자를 끌어모은 KB리브엠이 통신 시장에 정식 진출하는 셈이다.

알뜰폰 사업자들을 비롯한 기존 통신업계도 금융사업자인 KB리브엠의 이동통신 시장 진출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 누구나 알뜰폰 사업에 뛰어들어 가계 통신비 인하에 도움되는 건 반대하지 않겠다는 논리다.

다만, 통신 업계는 KB리브엠이 그간 사업을 해온 방식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혁신적인 기술이나 서비스가 아닌 요금, 그것도 원가 이하의 가격만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본다.

KB리브엠이 제공 중인 요금제 중 ‘월 11GB·일 2GB LTE 요금제’의 경우 기본료는 월3만3000원으로, 비슷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중소 알뜰폰보다 저렴하다. 특히 KB리브엠이 도매 대가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판매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크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KB리브엠이 이동통신사에 지급해야 하는 도매 대가인 3만3000원보다 낮은 요금제를 판매하고 있다며 공정 경쟁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KB국민은행은 수백억원 대 적자를 감수하며 원가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할 수 있지만, 나머지 중소 사업자들은 이를 버티지 못하고 고사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알뜰폰 시장도 KB리브엠과 같은 대형 사업자만 살아남는 과점 시장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은 소비자의 편익을 위해 다수의 사업자가 서비스 경쟁을 해야 한다”며 “중소 사업자가 고사하면 KB리브엠이 언제까지 저렴한 요금제를 유지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원가 이하 판매 금지 등 최소 규제만이라도”

알뜰폰 사업자들은 KB리브엠을 시작으로 앞으로 여러 은행들의 알뜰폰 시장 진입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때문에 사업자들은 소비자를 위한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경쟁을 활성화하면서도 시장의 생태계를 망가뜨리지는 않을 수준의 규제 장치는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테면 △적자를 감수할 수 있을 만큼의 자본력이 있는 대기업이라면 도매 대가, 즉 원가보다는 저렴한 요금제를 만들지 못하도록 하거나 △이통3사 자회사들처럼 시장 점유율을 규제하거나 △예대마진에 따른 은행의 수익과 알뜰폰 통신사업의 회계를 통신사들이 서비스(역무)별 회계를 분리하는 것처럼 회계 분리를 해야 한다는 것 등이 제시된다.

과학기술정통부의 이 같은 규제로 이통3사 자회사의 알뜰폰은 도매 대가 이하의 요금제 상품은 출시할 수 없고, 시장점유율도 50% 이상 넘지 못한다. 대기업인 KB국민은행 같은 금융사에도 같은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KB국민은행은 KB리브엠이 도매 대가 이상으로 가격을 제공할 경우 소비자 혜택이 줄어들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통신 정책 주무 부처인 과기정통부의 견해를 인용, 건전한 경쟁이 바람직하다고도 밝혔다.

장창구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사무국장은 “KB리브엠은 알뜰폰 사업을 하며 혁신적인 서비스도 제대로 된 마케팅도 제공하지 않았다”며 “금융 사업자의 진입을 막자는 것이 아니라 시장 교란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 장치라도 해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김준모 과기정통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이동통신 3사에 대한 요금규제도 완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융위원회의 심사가 진행하는 중으로 사업자에 대한 요금 규제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함정선 (min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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