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자산운용1부 투자채권운용팀, 레고랜드 사태 후 시장 안정위해 6.5조 공급
KB국민은행은 최근 자금 시장이 크게 경색된 상황에서 적극적인 유동성 지원으로 시장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KB국민은행이 지난해 9월 레고랜드 사태가 불거진 뒤 3개월 간 시장에 공급한 유동성 규모는 6조 5000억 원에 달한다. 특히 신용 경색에 취약한 부동산 사업장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2조 원 규모 지원했다. 투자 관련 내부 규정인 ‘시장리스크관리지침’에 따라 ABCP는 투자불가 상품으로 구분됐지만 자금 시장의 난맥을 조기에 해소하기 위해 이를 선제적으로 개정해 시장 우려를 잠재웠다.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아 여타 은행에서 나서길 꺼리는 부문에 자금을 중점 지원한 점도 주목한 만한 대목이다. KB국민은행이 ㈜한화가 발행한 5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매입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한화의 신용등급은 비우량물인 A2+등급에 속해 대부분의 기관이 투자하기를 꺼려하는 종목이었다”면서 “당시 리스크에 보수적인 시중은행 중 KB국민은행이 최초로 자금 공급을 한다는 사실이 단기자금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제공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둔촌주공 공사 중단 등의 사태로 어려움을 겪던 롯데건설에 1000억 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레고랜드 사태 때 채권담보부증권(P-CBO) 매입에 나선 곳 역시 KB국민은행이 유일하다. P-CBO는 신용도가 낮아 채권시장에서 회사채를 직접 발행하기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의 신규 발행 채권을 모아 신용보증기금의 신용보강을 거쳐 발행되는 자산유동화증권인데, 지난해 10월부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대규모의 P-CBO 발행물이 매각되지 않는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이외 KB국민은행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카드사와 캐피탈사를 돕기 위해 5400억 원 규모의 여전채를 매수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은 “단기 수익을 고려하기 보다 크레딧 시장 안정에 기여한다는 뜻을 가지고 신용경색에 가장 취약한 부분에 지원을 집중했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시장 경색을 촉발한 금리 인상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자금 지원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특히 단기자금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PF-ABCP 시장이 안정화할 수 있도록 PF-ABCP 매수도 지속할 예정이다.
김우보 기자 ubo@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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