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1분기 반도체 7.5조 적자… 20년來 최악 [최악실적 눈앞에 둔 기업들]

신하연 2023. 3. 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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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 1.6조 적자서 급증
1·2월 반도체 수출액 40% 감소
삼성, 1분기 영업손실 4조 전망
SK하이닉스 전분기比 2배 늘어

1분기 상장사 실적 악화를 이끌고 있는 것은 단연 반도체 대장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삼성정자와 SK하이닉스 '빅2'의 반도체 부문 적자는 작년 4분기 1조6000억원 적자에서서 올 1분기 7조5000억원 적자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계적인 반도체 수요 급감에 가격 하락이 겹친 탓이다. 이런 반도체 시황 악화는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 경제에도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연결기준 실적 추정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4조3841억원, 1조1781억원이다. 불과 3개월 전인 지난 1월 초 집계됐던 영업이익 전망치 5조9254억원 대비 80% 이상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1분기(14조1214억원)와 전분기(4조3061억원) 대비로는 각각 72.6%, 91.7% 급감했다. 반도체(DS)부문의 경우 1분기 영업손실 전망치가 4조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더 암울하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 4조9757억원, 영업손실 3조477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직전 분기 기록한 1조8984억원의 영업손실 폭이 두 배로 늘어나는 것이다.

전통적인 계절적 비수기에 최악의 업황 부진까지 맞물리면서 반도체 시장의 시름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이 급감하면서 반도체 업황이 20년래 최악의 수준으로 둔화하면서 반도체 대장주의 '어닝 쇼크'를 기정사실화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반도체 가격 급락과 수요 감소의 영향으로 3개 분기 만에 60% 이상 급감했다. 2022년 2분기 437억달러(56조7663억원)에 달했던 시장 규모는 같은 해 3분기와 4분기 각각 319억달러, 226억달러로 줄어들었고 올해 1분기에는 168억달러(21조8232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반도체 수출 또한 지난 1, 2월 각각 1년 전보다 44.5%, 42.5% 감소한 60억달러와 59억6000만달러에 그쳤다. 이달 1~20일에도 44.7% 감소하면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0일까지 누적 수출액에서 반도체가 차지한 비중은 12.8%에 불과하다.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를 하회한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증권가에선 반도체 업황 전망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적어도 2분기까지는 반도체 업종의 실적 하향이 이어진다는 데는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반도체 가격 회복 시점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낸드 메모리의 수요 개선 및 가격 안정화로 인해 소폭 개선세를 보인 뒤, 3분기부터는 D램 수요 회복과 가격 안정화로 본격적인 반등이 시작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낮은 수요와 높은 재고 수준을 감안할 때 연내 의미있는 실적 턴어라운드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다만 메모리 회사들이 1분기부터 재고를 쌓기 시작하는 등 불황이 1년 이상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도 보이고 있으며, 감산과 설비투자 축소로 인해 하반기부터 가격 협상 분위기는 우호적으로 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특히 "중국 로컬 메모리 업체들의 설비투자가 미국의 규제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메모리 회사들은 상반기 내 2차 재고 축적 수요가 나타날 경우 반도체 현물가격이 빠르면 6월 정도에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통상적으로 현물가격과 고정가격의 시차 4~5개월을 감안해 볼 때 D램 고정가격은 4분기에는 반등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연내 유의미한 가격 상승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수요는 저점에 다가가고 있지만 1분기 후반까지 증가할 D램 재고를 생각하면 연내 가격 상승은 요원해 보인다"며 "D램 3사가 모두 영업적자 사이클에 진입하는 가운데 재고가 급증한 상황에서 2분기를 맞이할 것이며 가격 하락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다. 막연한 수요 회복 전망해 의지해 공급 전략을 유지하기는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다.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2023년 수요가 9% 늘고 공급은 9% 줄어야 연말 재고를 정상 수준 가까이 맞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실적과 업황을 6개월 정도 앞서 반영하는 주가 특성상 올들어 반도체 업종은 업황 개선 사이클 진입에 대한 기대감을 선반영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 초 5만5500원에서 30일 6만3200원까지 13% 이상 올랐다. SK하이닉스의 경우 같은 기간 7만5700원에서 8만8800원까지 17% 상승한 상태다. .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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