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 산업용·협동 로봇 분야로 이어질까…플라잎, 로봇 AI 솔루션 상용화 [스타트업-ing]
[IT동아 권택경 기자] 오픈AI의 챗GPT를 시작으로 산업과 사회 전반에 인공지능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물론이고 국내외 스타트업과 대기업도 모두 인공지능를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는 데 집중하고 있다.
GPT4.0과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이 화면 속 AI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사이, 현실 세계와 물리적으로 상호 작용하는 로봇의 AI도 조용히 발전하고 있다. 국내 로봇 AI 스타트업 플라잎은 최근 산업용·협동 로봇에 적용할 수 있는 로봇 AI 소프트웨어 상용화의 첫 발걸음을 뗐다.
산업용·협동 로봇은 산업 현장에서 사람을 대신해 일하는 로봇과 사람을 도와 일하는 로봇을 말한다. 공장 등에서 볼 수 있는 로봇 팔 형태의 제품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로봇들은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게 아니라 엔지니어가 사전에 입력한 동작을 기계적으로 반복한다. 이렇게 로봇에게 동작을 가르치는 작업을 교시(티칭)라고 하는데,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드는 데다 주기적인 재교시가 필요하다. 이와 달리 센서를 통해 외부 환경을 파악하고, 스스로 판단해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능력을 갖춘 로봇은 AI 로봇이라고 한다.
플라잎의 로봇 AI 소프트웨어는 기존 산업용·협동 로봇에게 스스로 판단할 능력과 감각을 부여해 AI 로봇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 플라잎이 최근 개발을 마친 AI 3D 비전은 그중에서도 시각을 부여하는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로, 완전 자율 AI 로봇을 위한 첫걸음이다. 플라잎은 AI 3D 비전을 카메라, AI 컨트롤러와 함께 구성한 ‘픽큐(PiC-Q)’와 여기에 로봇과 모션 컨트롤러를 추가로 포함한 ‘픽커스(Picus)’ 두 가지 제품군으로 출시한다.
픽큐와 픽커스는 기존 산업용·협동에 적용할 수 있는 빈 피킹(Bin Picking) 솔루션을 제공하는 제품이다. 빈 피킹은 여러 물건이 섞여 있는 상자에서 원하는 물체를 집어 드는 작업을 말한다. 플라잎은 여기에 딥 러닝을 적용해 기존 머신비전 기반 빈 피킹 솔루션의 여러 단점과 한계를 극복했다.
물체의 자세(6D)를 추정하여 인식할 수 있어 높낮이나 자세가 불규칙한 작업 환경에서도 안정적이고 정밀한 작업 수행이 가능하다. 또한 여러 물체가 섞여 있어도 원활하게 인식이 가능하며, 가려지거나 겹치지 않아 잡기 쉬운 물체부터 우선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처리 속도와 작업 성공률을 높였다.
픽커스는 픽큐에 더해 유니버설 로봇의 로봇팔과 모션 컨트롤러 소프트웨어가 추가로 구성된 제품이다. 픽큐의 특징에 더해 ‘밀치기’와 같은 추가 기능을 제공한다. 밀치기는 빈 피킹을 할 때 물체의 자세나 위치 때문에 로봇팔이 원할히 집어 드는 게 불가능할 때, 물체를 밀쳐 위치나 자세를 옮겨 작업이 가능한 상태로 변경하는 작업을 말한다.
기존에는 추가적인 장치를 쓰거나, 상자 자체를 흔드는 비효율적 방식으로 처리하던 걸 로봇 팔만으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금속 소재 부품처럼 빛 반사가 심한 부품을 카메라가 잘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도 밀치기 동작으로 빛 반사가 덜한 위치로 옮기거나 자세를 바꾸는 방식으로 극복했다.
모션 컨트롤러는 로봇팔의 교시 장치(티칭 펜던트)에 플러그인 형태로 설치해서 사용할 수 있으며 로봇팔을 좀 더 효율적이고 간편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로봇이 스스로 최적의 경로를 찾아 움직이거나, 충돌을 감지하는 등 기존 로봇에는 사용하기 어려웠던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픽커스와 픽큐를 이용하면 AI로 기존 로봇의 교시 과정을 대체할 수 있으므로 복잡하고 까다로운 설정이나 유지 보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플라잎 측은 설명한다. 로봇 프로그래밍을 할 필요 없이 직관적인 윈도 기반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 환경에서 로봇 동작을 위한 설정을 하거나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AI가 학습을 통해 추가 설비나 고가 장비 없이도 고도화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으므로 다른 동급 솔루션에 비해 도입 비용이 저렴하다고도 강조했다.
플라잎은 픽커스와 픽큐가 제조업과 물류센터 등 머신비전 기반 빈 피킹 작업이 이루어졌던 분야는 물론, 기존에는 기술의 한계로 활용이 어려웠던 분야에서도 두루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태영 플라잎 대표는 “픽큐와 픽커스 출시로 자율 로봇팔 분야에서 혁신적 기술을 선보이게 됐다"면서 "자율 로봇팔 기술의 발전은 제조, 물류, 서비스 산업 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 생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플라잎은 앞으로도 이러한 삶의 변화를 이끄는 기술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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