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칩스법 국회 통과… 美 반도체 갑질 막아야만 효력 크다

2023. 3. 3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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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K칩스법은 국가전략기술의 투자세액공제 비율을 대·중견기업은 8%에서 15%,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높이는게 골자다.

하지만 미국의 반도체 갑질을 막아야만 칩스법의 효력은 커진다.

반도체 기밀을 몽땅 내놓게 된다면 K칩스법이 있어봤자 도루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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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세액공제율을 더 높이라는 특별지시를 내린지 3개월여만이다. 당초 야당은 "대통령 지시에 따라 여야가 합의한 사안이 바뀔수 있냐"며 반대했다. 재벌 특혜, 부자 감세라는 논리도 내세웠다. 하지만 백척간두에 선 반도체 산업을 살려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했고, 진통 끝에 이날 국회를 통과했다. K칩스법은 국가전략기술의 투자세액공제 비율을 대·중견기업은 8%에서 15%,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높이는게 골자다. 여기에 현행 4%인 신규 투자 추가 공제율을 10%로 늘려 최대 25∼35%의 공제 혜택도 지원한다. 세액공제 혜택이 적용되는 국가첨단전략기술에는 기존의 반도체, 2차 전지, 디스플레이, 백신과 함께 수소 등 탄소중립산업, 전기차·수소차 등 미래용 이동수단이 포함됐다.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자 경제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전경련은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쉽을 강화하고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무역협회는 "여야 합의를 통해 이뤄진 이번 입법은 우리 기업의 경쟁 환경을 개선하는데 일조할 것이다"고 기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힘이 난다. 진행 중인 투자 사업들은 탄력을 받게 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현재 평택에 건설 중으로, 올 상반기 가동 예정인 P3 라인부터 혜택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K칩스법은 불황 사이클에 진입해 자금줄이 마르고 있는 기업들에겐 가뭄의 단비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한 숨 놓을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미국이 반도체법 지원금 신청 기업에게 영업기밀에 해당하는 자료를 요구하는 등 '갑질'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외비 영업정보까지 사실상 모두 공개하라는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과도한 요구다. 만약 경쟁사 등으로 유출될 경우 기업 경쟁력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K칩스법 통과는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 없다. 하지만 미국의 반도체 갑질을 막아야만 칩스법의 효력은 커진다. 반도체 기밀을 몽땅 내놓게 된다면 K칩스법이 있어봤자 도루묵이다. 4월 대통령의 미국 방문 전에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따질 것은 당당히 따져 상생구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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