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 준비만 했는데 한국타이어 동일 공정에서 또 연기
[앵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는 제2공장 '가류 공정'에서 불이 시작된 거로 조사됐습니다.
그런데, 피해가 없던 제1공장 재가동을 준비하는 과정에 똑같은 공정에서 보온재가 타 화재로 번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 벌어진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노조는 대안과 대책 없는 졸속 가동이 또 다른 사고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며 노사협의체 구성을 사측에 요구했습니다.
이상곤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직원들의 단체 카톡방 대화 내용입니다.
지난 28일 오전 11시쯤 지하 배관에서 석면이 타면서 냄새와 연기가 발생해 소화전을 사용해 진화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첨부된 사진에는 배관을 감싸고 있던 보온재가 시커멓게 탄 흔적이 보입니다.
공장 가동 재개 준비 작업에 들어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또 불이 났습니다.
1공장 가류공정 지하 공간으로 앞서 불이 난 2공장과 같은 장소입니다.
조기 진화에 성공해 큰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또다시 대형 화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한국타이어 측은 보온재 교체 작업 중 고온 배관에 이물질이 묻어 연기가 확인됐고 물을 뿌린 건 맞지만, 화재는 아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노조 측은 발화점으로 지목된 가류 공정에서 이전에도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해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럴 때마다 화재를 자체 진화했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설비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진우 /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 노안실장 : 노동조합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로 작년만 하더라도 한 세 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올해 초에도 벌써 2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가류공정은 고무에 150도 넘는 열을 가해 타이어 완제품을 만드는 곳으로 설비에서 새어 나온 기름 찌꺼기 등이 지하 공간 바닥에 쌓이게 돼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노조는 대안과 대책이 없는 졸속 가동으로 또 다른 사고를 양산할 수밖에 없다며 공장 정상화 등을 위한 노사협의체 구성을 사측에 요구했습니다.
[김용성 /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 지회장 : 3월 12일 화재는 인재입니다. 그 인재는 반복된 화재가 있었고 그 공정에서 조기 진화가 됐을 뿐 그 대안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과 금산공장에서 크고 작은 화재가 다섯 차례 발생한 가운데 온전한 정상화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YTN 이상곤입니다.
YTN 이상곤 (sklee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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