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성에 대중성"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다르덴 형제부터 박하선까지(종합)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 "내 능력 발휘하겠다"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가 팬데믹을 끝내고, 전주를 영화 축제의 장으로 만들 채비를 마쳤다.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우범기 조직위원장, 민성욱·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 문석·문성경·전진수 프로그래머, 박태준 전주프로젝트 총괄 프로듀서와 폐막작의 감독과 배우인 김희정 감독, 배우 박하선, 문우진이 참석했다.
공동집행위원장으로 임명된 정준호는 이날 "배우의 신분으로 이렇게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역임한 게 고(故) 강수연 선배님이 계셨고, 중책을 맡은 분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라며 "이번에 공동집행위우원장을 맡으면서 정통성을 잘 이어온, 배턴을 이어 받아서 제 능력을 발휘해서 영화의 정통성과 대중성을 함께 표방하는 영화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저도 제가 갖고 있는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와 중요 요소들을 잘 생각해서 공동 집행위원장으로서 최선을 다해서 빛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영화제 상영작은 42개국 247편이다. 이 중 월드 프리미어 66편, 아시아 프리미어 60편, 코리안 프리미어 50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7편 등을 선보인다.
개막작은 장 피에르 다르덴·뤽 다르덴 형제 감독의 '토리와 로키타'(벨기에), 폐막작은 김희정 감독의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한국)로 선정됐다.
개막작의 연출을 맡은 다르덴 형제는 올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 이번 전주국제영화제를 직접 찾는다. 다르덴 형제와의 만남 등 다양한 행사도 예정돼 있다.
폐막작의 주연을 맡은 박하선은 이날 "(전주에서) 안 불러 주시면 굉장히 섭섭할 뻔했다"며 "좋은 영화라 기다리고 있었고, 또 오게 되어서 기쁘다, 저는 맛집을 좋아하는데 전주에 맛있는 게 많다"며 웃었다. 이어 "이번에 7년 만에 한국영화가 폐막작으로 됐다고 들었는데 영광"이라며 "좋은 영화로 인정을 받은 것 같아서 기대를 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 부문에는 작가 겸 배우, 음악가 등으로 활동 중인 백현진이 선정돼 7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연출작 '디 엔드'를 비롯해 '경주' '뽀삐' '영원한 농담'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 '자유의 환영' '욕망의 모호한 대상'을 상영한다.
영화제 기간에는 '스타워즈' 데이도 펼쳐진다. 지난 제20회 영화제에서 배급사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와 함께 진행한 '스타워즈' 데이 행사가 올해 재개하는 것이다.
한편 올해 전주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 선정 과정에서 잡음이 일기도 했다. 전주국제영화제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민성욱, 정준호를 공동집행위원장으로 선정했다. 이에 영화인 이사 3명(권해효, 방은진, 한승룡)이 이사회의 결정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조직위원장인 우범기 전주시장은 "전주국제영화제는 20년 넘게 하면서 독립영화제 위상을 충분히 갖췄고, 이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에 있어선 전혀 이견이 없다"며 "독립영화라는 게 일반 시민에게 스며들어야 한다는 점에선 대중성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영화제를 많이 다닐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던 건 인정한다"면서트 "그렇지만 영화 산업에 관한 관심은 있었고, (내가) 꽂았다고 하는데 그런 일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충분히 소통해서 전주영화제가 독보적인 위상을 갖고 있으니, 그걸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과정에서 두 분 공동집행위원장이 잘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본다, 독립적으로 이어나가니 그런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했다.
정준호 역시 "저는 (전주) 시장님하고는 이번 영화제 때 처음 뵀다, 저는 누구에 의해서, 압력에 의해서 이 자리에 오진 않았다"라며 "주변에서 전주영화제가 기본 정통성을 유지하고, 거기에 더 바라는 게 있다면 전주시민과 일반 대중분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길로 가는데 정준호씨 역할이 필요할 것 같다고 해서 그런 점에서 수락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여러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 "영화계 반대가 있었다는 얘기를 기사로 들었다"며 "앞서서 동료 배우분들이 영화계에 저보다는 더 많은 행사와, 그리고 영화계가 힘들었을 때 제가 못한 일을 선배님들이 잘해주셨는데 그런 것에 함께 동참을 못했던 것에 대해선 미안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고쳐 나가고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동료로서 밑바닥을 보고 힘들 때 쳐다보면서 제 능력을 발휘해서 적어도 민폐가 되지 않도록, 정준호가 참여해서 더 나아지는, 그런 집행위원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우리는 늘 선을 넘지'라는 슬로건으로 오는 4월27일부터 5월6일까지 전주 일대에서 열린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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