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이어 英도 탄소국경세 … 韓철강 타격 우려

서진우 기자(jwsuh@mk.co.kr) 2023. 3. 3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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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과정 탄소배출 줄이려면
고로 대신 전기로 돌려야해
고철값 급등·전기료 부담 커

유럽연합(EU)에 이어 영국도 철강 등의 제품에 탄소국경세를 도입하겠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30일 더타임스와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강화 전략을 담은 '그린데이'를 발표하기로 했다. EU가 탄소국경세와 핵심 원자재법 등을 도입하기로 하고 미국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자국 산업 보호에 나선 가운데 영국도 이에 가세함으로써 철강 등 국내 관련 업계는 비용 증가 부담에 빠지게 됐다.

영국 탄소국경세는 EU와 비슷한 내용이 될 전망이며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등 에너지 집약적 제품이 첫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는 기존 고로 대신 철 스크랩(고철)을 주원료로 삼는 전기로 가동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기존 쇳물을 사용하는 고로와 달리 전기로는 고철을 활용하기 때문에 일반 고로보다 탄소배출량이 훨씬 적다. 최근 포스코나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이 전기로를 통한 철강 생산에 주력하는 이유다. 하지만 전기로 방식은 전기가 많이 드는 데다 원료인 고철 가격마저 급등세로 전환하고 있어 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철강 업계에 따르면 세계 고철 가격은 지난해 11월 1t당 320달러에서 올해 3월 450달러로 40% 이상 급등했다. 세계 최대 고철 수입국인 튀르키예가 지진 복구 과정에서 고철 수입을 늘리면서 수요가 폭증하자 고철 가격이 덩달아 오른 것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수소환원제철 전 단계로 평가받는 전기로는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올라 많은 업체가 사용하고 있지만 당장 전기료 문제뿐만 아니라 원재료(고철)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 가동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EU에 이어 영국마저 탄소국경세를 도입하면 유럽 쪽 수출 물량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물론 EU에 비해 영국으로 수출하는 국내 철강 물량은 훨씬 적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EU로 수출된 철강 제품 물량은 총 359만t인 반면, 영국 쪽 수출량은 25만t에 못 미친다. 하지만 금액으로 보면 영국 쪽 수출액도 연간 3억4000만달러(약 4442억원) 규모여서 철강 업계에는 만만찮은 부담이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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