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법으로 단일무기계약제 공론화할 만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심화시키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결을 위해선 '단일무기계약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30일 열린 '노동 3대 학회 정책토론'에서 제안했는데 고용유연성과 노동시장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점에서 논의해 볼 만한 주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과 근로 조건의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 격차는 2017년 186만원에서 2020년 200만원을 넘어섰고 2021년에는 211만원까지 벌어졌다. 대기업 정규직은 강성 노조의 보호를 받아 해마다 처우가 개선되고 있는 데 비해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은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취업준비생이 대기업 정규직으로만 몰리면서 구직난과 구인난이 동시에 발생하는 기이한 현상도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탓이다.
단일무기계약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기업의 해고 요건을 완화하되 근속연수가 길수록 해고 보상금을 올리는 방식으로 기업에 필요한 인재의 장기근속을 유도한다면 노동생산성을 높이면서 노동시장 경직성 해결도 기대할 수 있다. 정규직의 경우 연차가 짧을수록 해고비용이 많이 드는 게 우리 현실이다. 저연차의 저성과 근로자이지만 해고가 쉽지 않을 경우 기업 내 생산성은 크게 낮아진다. 그러나 저성과자를 미리 해고하고 다른 인력을 채용할 수 있다면 노동생산성과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동시에 늘릴 수 있다.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인력을 감축할 때 해고가 힘든 정규직은 놔두고 비정규직만 정리하는 불공정한 현실도 개선할 수 있다. 다만 정규직의 양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기득권 강성 노조가 버티면 실행이 쉽지 않다. 그렇다 해도 한국의 노동시장 후진성을 극복하는 열쇠가 될 수 있는 단일무기계약제에 대한 공론화는 필요하다. 노동시장 이중 구조는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소득 불평등과 결혼 기피, 저출산으로 이어지는 등 우리 사회의 고질병이다.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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