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스며들어 시흥 생태를 지키는 파수꾼” 시흥환경연대 오환봉 대표

김형수 기자 2023. 3. 3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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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환경연대 대표 오환봉 씨(71). 본인 제공

 

‘오이도 갯벌, 호조벌논습지, 월곳갯벌, 시흥갯골, 연꽃테마파크.’

아름다운 풍광에 물이 흐르는 시흥 곳곳의 습지에 들르면 멸종위기종의 다양한 새와 동물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늘 볼 수 있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자연환경 보전으로 지속 가능한 도시환경 구축에 앞장서고 있는 시흥환경연대 대표이자 환경활동가로 활약하고 있는 오환봉 씨(71)다.

이른 아침, 호조벌에서 이웃의 농촌 일손 돕기로 하루를 여는 오 대표의 주된 일터는 시흥 전역의 모든 습지다. 바늘 가는 데 실 가듯, 특히 새가 있는 곳이라면 어김없이 이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그를 만날 수 있다.

지난날 사회운동가인 고(故) 제정구 선생과 빈민운동을 함께하며 봉사와 사회적 나눔의 가치에 일찍이 눈을 뜬 오 대표는 이후 환경운동에 관심을 갖고 시흥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활동을 통해 자동차 공해와 비산먼지 줄이기, 기후위기 대응에도 앞장섰다.

2012년에는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시흥 갯골의 생태 강사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창의체험학교의 강사로서 꾸준히 미래세대에 환경의 중요성을 전파해 왔다. 특히 조류 모니터링을 지속하며 해양수산부 조사위원으로 수년째 조류 연구와 보전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오 대표는 “시흥의 습지 환경이 워낙 좋다 보니 천연기념물 205-1호인 저어새를 비롯해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인 검은머리물떼새 외에도 황오리 등 보호종이 찾는 생명의 땅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해마다 겨울철이 되면 수많은 철새와 멸종위기 조류가 최고의 자연 습지를 갖춘 시흥의 습지를 찾지만 기계 농사로 인해 새들이 먹을 수 있는 볍씨가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새들은 굶주릴 수밖에 없다. 이에 오 대표가 총대를 멘 시흥환경연대는 선행으로 부족함을 채운다. 보호종의 보존과 번식을 위해 지역 시민활동가들과 함께 모금을 통해 볍씨를 구입하고 새들에게 모이를 주는 값진 활동을 통해 성장과 번식을 응원한다.

주로 멸종위기종의 보호와 번식을 위해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을 달아주는 작업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연구 활동에 전념하는 그가 가장 안타까운 순간은 환경 의식 없이 갯골이나 오이도에서 낚시하는 사람들로 인해 낚싯줄에 걸려 새들이 죽음에 이르는 경우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더 많은 이들에게 새들의 번식지 보전지역을 알리는 홍보활동에도 매달린다. 매일매일 성실하고 치열하게 시흥 생태를 관찰하고 기록한 사진과 영상을 ‘자연활동 경험을 나누는 오픈네트워크, 네이처링’ 앱에 올려 전 국민과 공유한다.

이처럼 새를 지키고 구하려는 그의 진정성과 간절함은 세상에 닿아 숱한 시흥시장상 수상을 비롯해 해양수산부장관상 수상으로 빛을 발했다.

유독 어린 시절부터 새에 관심 많던 오 대표는 지금의 일상을 천직으로 여긴다. 우연히 비둘기나 참새를 길러보기도 했는데 그 과정조차 운명이라 여기는 그는 특유의 뚝심으로 새에 관한 관심과 사랑을 오래도록 이어왔다. 이제 운명을 넘어 새를 살리고 보전하는 것을 숙명이라 여기는 그는 올해 더 많은 활동 계획으로 분주하다.

지난해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저어새의 번식지로 추가 확인된 오이도 제방길 덕섬 옆의 옥귀도에서 홍보활동을 펼치고 다양한 지역 활동가들과 소통을 이어가며 저어새 보전을 이어갈 심산이다. 아울러 시흥의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하는 다양한 조류의 매력을 보여줄 사진 전시회도 계획하고 있다.

그는 “하늘과 땅 사이에는 새가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사실을 간과하고 조류의 터전이자 모든 생명의 근원인 바다 보전에 관심이 없다. 당장 일회용 컵을 안 쓰는 작은 실천만으로도 건강한 바다를 위한 변화는 지금 이 순간 시작된다. 그 여정에 모두가 함께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형수 기자 vodo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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