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국민, 자국 의회보다 'EU' 신뢰…브렉시트·코로나로 30년 만에 '역전'

김성식 기자 2023. 3. 3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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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코로나19 유행을 겪은 영국 국민이 자국 의회보다 EU를 더 신뢰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의원 내각제의 본고장인 영국에서 의회 신뢰도가 EU에 따라잡힌 건 30년 만의 일이다.

전문가들은 의회 신뢰도가 바닥을 찍은 이유에 대해 영국 의회가 코로나19 방역과 브렉시트 대응에 총체적으로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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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신뢰도, 영국 의회보다 17%p 높아
브렉시트·우크라戰으로 인해 엇갈린 희비
영국 런던 의회 의사당 밖에서 영국과 EU 국기가 나부끼고 있다. 2019.05.14.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코로나19 유행을 겪은 영국 국민이 자국 의회보다 EU를 더 신뢰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의원 내각제의 본고장인 영국에서 의회 신뢰도가 EU에 따라잡힌 건 30년 만의 일이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지는 세계가치관조사(WVS)가 지난해 3월부터 6개월간 영국 전역에서 18세 이상 성인 3056명을 상대로 공공기관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도했다.

조사 결과 '영국 의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22%에 불과했다. 4년 전과 비교할 때 10%p 하락하면서 역대 최저치를 찍은 것이다. 반면 'EU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7%p 상승한 39%를 기록했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의회를 불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차대전 이전에 태어난 응답자 중 34%는 '영국 의회를 신뢰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베이비부머 세대(1946~64년생), 밀레니얼 세대(81~96년생), Z세대(97~2005년생)는 각각 28%, 17%, 19%만 이에 동의했다.

전문가들은 의회 신뢰도가 바닥을 찍은 이유에 대해 영국 의회가 코로나19 방역과 브렉시트 대응에 총체적으로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데이비드 데이비스 전 브렉시트 담당 장관은 지난 2017년 브렉시트 이후 영국 의회가 '징징거리고 불쾌하며 심술궂은' 논쟁을 이어왔는데 결국엔 비생산적인 결론만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킹스칼리지 런던대학(KCL) 정책연구소 소장인 보비 더피 교수는 "의회에 대한 신뢰는 1990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결국 반토막이 났다"며 "같은 조사를 시행한 24개국 중 뒤에서 9번째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반면 EU 신뢰도가 상승한 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 지도자들이 러시아에 강력 대응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EU 가입을 거듭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브렉시트 이후 달라진 영국 언론의 논조가 EU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심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데이비스 전 장관은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영국 보수 신문들이 일제히 'EU 때리기'에 앞장섰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 국민은 지난 2016년 시행된 EU 탈퇴 국민투표에서 51.9%는 '탈퇴'를 48.1%는 '잔류'를 택했는데 이번 조사에선 전체 응답자 중 24%만이 '만족한다'고 답했다. EU 탈퇴에 대해 '실망한다'고 답한 비율은 절반에 육박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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