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 헛발질’ 입장문 내용도 ‘몰래’ 수정한 축구협회

이준희 2023. 3. 3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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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의 제대로 된 헛발질로 기록될 '16강 특사'의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축구 팬과 언론을 비롯해 일반 대중까지, 부정적 여론이 그야말로 폭발하자 축구협회는 어젯밤 '대한축구협회 이사회 축구인 사면 의결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축구협회는 처음 올린 입장문에서 사면 취지와 배경에 대해 "최근 대한체육회에서 승부조작 등 일부 행위에 대하여 징계 감경 및 사면 불가 규정을 삭제했다는 점도 고려했습니다." 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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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의 제대로 된 헛발질로 기록될 '16강 특사'의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축구 팬과 언론을 비롯해 일반 대중까지, 부정적 여론이 그야말로 폭발하자 축구협회는 어젯밤 '대한축구협회 이사회 축구인 사면 의결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런데 불과 1시간도 안 돼 축구협회는 입장문 내용 중 일부를 아무런 언급 없이 슬쩍 수정했다.


축구협회는 처음 올린 입장문에서 사면 취지와 배경에 대해 "최근 대한체육회에서 승부조작 등 일부 행위에 대하여 징계 감경 및 사면 불가 규정을 삭제했다는 점도 고려했습니다." 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1시간도 되지 않아 이 문장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대한체육회는 지난해 12월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에서 해당 부분을 삭제한 뒤 올해 1월 4일 회원단체에 삭제 이유를 포함한 공문을 발송했다.

대한체육회 측은 해당 규정 삭제 이유에 대해 "징계 시효 관련한 해석에 오해의 소지가 있어 해당 문장을 삭제한 것이지 승부 조작이 사면 대상이 된다는 뜻으로 개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축구협회가 대한체육회의 규정 삭제 취지를 이미 공문을 통해 알고도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사면에 이용한 것이다.

축구협회는 초월적 기관의 모습을 이번 사태를 통해 제대로 보여줬다.

상위 기관인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에도 없는 사면권을 발동했을 뿐 아니라, 징계 이력을 삭제할 수 있는 지 여부조차 확인하지 않고 이 같은 무리한 사면 결정을 내렸다. 징계 이력 삭제는 오로지 사법기관의 무혐의 결정 또는 무죄 판정을 받았을 경우 '구제신청'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번 48명의 승부조작 가담자였던 16강 특사들은 결국 축구협회의 '텅 빈' 사면권을 얻었을 뿐 여전히 징계 이력 꼬리표가 따라다닌 채 축구판에서 그 어떤 공식적인 활동도 할 수 없다.

사전 유권해석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축구협회는 '입장문'에서 마저 자의적 판단으로 사면을 합리화, 정당화하려 했고, 뒤늦게 이 사실을 깨닫고 부랴부랴 입장문을 슬쩍 수정하는 촌극까지 벌였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축구협회는 오늘 오전 고위 관계자들이 모여 긴급회의를 진행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사면 사태에 대해 뒤늦게나마 부정적인 의견을 모아 정몽규 회장에게 전달했다.

정 회장에게 현 사태의 심각성을 전한 축구협회는 결국 내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사면을 전면 재논의 하기로 긴급 결정했다.

정몽규 회장이 과연 사면을 철회하는 중대 결단을 내릴지 아니면 다시 한번 헛발질을 선보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이준희 기자 (fcju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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