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펀드들 주총 표대결에서 연달아 고배…얼라인도 JB금융에 패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자본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행동주의 펀드들이 표대결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의 당시 최대주주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도 올해 J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는 고배를 마셨다.
‘표대결’에서 패배한 행동주의 펀드들
30일 열린 JB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이 제안한 주당 900원의 배당금 지급 안건이 부결됐다. JB금융지주 이사회가 제안한 주당 715원 배당금 지급 안건이 가결됐다.
출석 의결권 수의 76.7%, 발행 주식 총수의 73.1%가 JB금융지주 측 안건에 찬성했다. 얼라인의 JB금융지주 지분이 14.04%인 것을 감안하면, 삼양사(14.61%), 오케이저축은행(10.99%), 국민연금(8.45%) 등 주요주주들이 JB금융지주 측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서도 얼라인이 완패했다. 얼라인이 반대했던 성제환 후보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출석 의결권 수의 67%가 찬성해 가결됐고, 얼라인이 추천했던 김기석 후보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38%만 찬성해 부결됐다.
올해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고배를 마신 행동주의 펀드는 얼라인 뿐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4일 열린 BYC 주주총회에서는 트러스톤자산운용(트러스톤)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제안한 배당금 확대, 자사주 매입, 액면 분할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트러스톤 자산운용이 BYC의 부당 내부 거래 의혹을 제기하며 주장했던 법률전문가의 감사위원 선임 안건도 부결됐다.
지난 28일 KT&G 주주총회에서는 플래시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와 안다자산운용(안다)이 제안한 주요 안건들이 부결됐다. 배당금 지급 안건에서는 KT&G의 주당 5000원 안건이 가결됐다. 앞서 FCP와 안다는 각각 주당 1만원, 7867원 배당을 제안했다. FCP와 안다가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 안건도 부결됐다.
행동주의 펀드들 “내년에 다시 온다”
올해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패배한 행동주의 펀드들은 내년 주주총회를 기약하고 있다. 얼라인은 이날 주주총회 이후 입장문을 통해 “이번 주총은 장기 캠페인의 한 과정”이라며 “JB금융지주 이사회가 합리적인 자본배치 및 주주환원 정책을 도입해 극심한 저평가 문제가 해소될 때까지 장기적으로 다양한 주주권 행사를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BYC를 상대로 표대결을 했던 이성원 트러스톤 부사장은 “어차피 올해 주주총회에서 모든 승부를 건 것은 아니었다”며 “내년 주주총회도 생각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주주행동주의는 길게는 3~4년 기간을 잡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BYC 주주총회에서는 부당 내부거래 근절을 위해 감사위원을 파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실패했다”며 “하지만, 장부 열람 등 주주로서 외부에서 할 수 있는 감시할 방법도 있고, 다른 주주 관여 활동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T&G를 상대로 표 대결을 펼쳤던 이상현 FCP 대표도 “올해 주주총회는 잘 안 됐지만 될 때까지 할 것”이라며 “지분율도 더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KT&G의 손을 들어주고, 다른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그 결정을 따라갔던 것이 패인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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