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 합류·셔틀 회담 합의●中은 '美 공백' 중동서 勢 확대

김지희 기자 2023. 3. 3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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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What]中에 밀착하는 사우디
최대 무역국 넘어 안보 협력
외교전선 동방으로 확장 분석
美, 중동 영향력 타격 불가피
지난해 12월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회담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밀착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포괄적전략동반자협정 체결로 밀월을 과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중국이 주도하는 안보 동맹에 사우디가 전격 합류하며 달라진 역학 관계를 분명히 보여줬다. 사우디가 안보 분야에서도 친중 노선을 강화함에 따라 미국과 사우디 간 동맹의 양대 축인 경제·안보 분야의 협력이 모두 위태로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사우디 내각이 상하이협력기구(SCO)의 부분 가입을 승인했다고 현지 국영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 주도로 정치·경제·안보 문제를 협의하는 기구다. 인도·파키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친중·친러 성향의 국가들이 참여해 서방의 안보 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맞서는 대항 세력으로 평가된다. 다만 사우디는 SCO에서 정회원국이 아니라 의결권이 없는 대화 상대국의 지위를 갖는다. WSJ는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됨에 따라 사우디가 중국과의 경제·안보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평했다.

사우디의 합류로 SCO의 영향력은 중동 지역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SCO는 올해 5월 회원국 외무장관회의도 개최할 예정이다. 외신들은 전통적으로 서방국 중심의 외교 관계를 유지해온 사우디와 걸프 지역 국가들이 초강대국으로 급부상 중인 중국과 러시아에 주목하며 최근 외교 전선을 동방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사우디는 2018년 사우디 왕정을 비판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기자 살해 사건 이후 미국과의 관계가 급랭하자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를 찾았을 당시 홀대 논란이 일었던 반면 같은 해 1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 때는 특별 의전을 제공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시 주석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은 당시 정상회담에서 포괄적전략동반자협정에 서명하고 2년 주기의 셔틀 정상회담 개최 등에 합의했다. 또 미국이 블랙리스트에 올린 중국 화웨이를 사우디 내 클라우드 및 초고속인터넷 단지 건설에 참여시키는 파격적인 결정도 나왔다. 중국이 미국을 뛰어넘는 사우디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라는 점도 양국 협력에 긍정적인 요소다. 2021년 기준 사우디와 중국의 무역액은 875억 달러에 달했다.

최근 들어서는 중국이 앙숙이었던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 정상화를 중재하는 등 중동 내 영향력 강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28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중국의 중재에 대해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중국의 역할을 잘 보여준다”고 치켜세웠다. 시 주석은 “현재 양국 관계가 역사상 가장 좋다”고 화답했다. CNBC는 “사우디의 SCO 합류로 중동 내 미국의 영향력이 잠재적인 타격을 받게 됐다”고 분석했다.

김지희 기자 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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