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는 왜 중·러 주도 안보블록에 가입했나…중동서 지정학적 재편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의 부분 회원 자격을 얻었다. 중동 지역 패권을 놓고 대립해온 이란과 사우디 양국이 SCO에 들어간 셈이다. 중국의 중재로 사우디-이란이 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데 이은 조처로, 오랫동안 미국의 영향권으로 여겨지던 걸프 지역에서 지정학적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현지시간) 뉴스위크는 "사우디의 SCO 가입 결정은 지역 강대국을 중국과 러시아에 더 가깝게 만드는 중동 지역의 외교 이니셔티브 물결 속에서 이뤄졌다"며 "전통적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지배해온 이 지역에서 주요 세력 관계를 재조정하기 위한 최신 단계"라고 보도했다.
사우디 내각은 지난 28일 SCO 회원국에 가입하기로 결정했고, 부분 회원 자격을 얻어 대화 파트너 지위를 얻게 됐다.
SCO는 2001년 중국과 러시아 주도로 출범한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다.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인도, 파키스탄 등 8개국이 회원국이다.
이란·아프가니스탄·벨라루스·몽골 4개국은 참관국이며,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캄보디아·이집트·네팔·카타르·스리랑카·터키 등이 대화 파트너다. 이란의 정회원 자격은 2023년 4월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중동의 역내 라이벌인 이란과 사우디는 최근 중국의 중재로 7년 만에 관계를 복원하기로 합의했다. 게다가 이번에 양국 모두 SCO에 들어오며 중국과 사우디, 이란 세 국가의 이해 관계가 적절한 시기에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통적으로 서방 국가와 외교를 유지해오던 사우디와 걸프 국가들이 중국과 러시아 등으로 외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중국의 개입은 오랫동안 미국의 영향권으로 여겨졌던 이 지역에서 중국의 야심이 커지는 것을 보여주고, 대외 관계를 다각화하려는 사우디의 욕구를 드러낸다고 평가했다.
이란은 미국의 경제 제재에 대응해 중국을 비롯한 '동쪽'으로 눈길을 돌려왔다. 세예드 아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알리 호세인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새로운 핵 합의에 도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략적 동맹을 찾기 위해 "동쪽을 봐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를 선언한 뒤 대(對)이란 제재를 모두 복원했다. 이란 정부의 달러화 구매, 이란 리알화 관련 거래 금지 조처 등이 시행됐고, 이후 이란의 주력 수출품인 석유를 비롯해 거의 모든 수출입이 제재 대상에 올랐다.
이란이 SCO에 포함되면 이웃 국가들과의 무역 및 협력을 위한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고,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사우디와 중국의 관계도 최근 들어 공고해지고 있다. 중국은 사우디에서 가장 많은 석유를 들여온다. 2021년 중국과 사우디 간 무역액은 873억 달러(약 115조5000억원)로, 이 중 원유 수입이 77%를 차지한다. 사우디가 수출하는 원유의 25%는 중국으로 향한다.
이뿐만 아니라 사우디는 SCO 주도국인 러시아와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로 끈끈히 맺어진 사이다.
네옴 시티 프로젝트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사우디 정치 전문가 알리 알-시하비는 뉴스위크에 "SCO는 회원국과 중국 간 관계를 강화할 뿐만 아니라, 사우디가 중국이나 이란 같은 다른 나라와의 관계에서도 이익을 얻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우디의 다각화 전략은 미국이 남긴 격차를 메우려는 시도"라며 "페르시아만 석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중국은 걸프 지역의 안정적인 현상 유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세계 강국"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중국의 사우디-이란 중재, 사우디의 SCO 가입 등이 중동과 미국 간 관계 단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분석도 나왔다.
킹스턴 대학의 사우디 외교 전문가인 아잠 알-슈다디는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가 양국에 정치, 문화, 경제적으로 중요하고 전략적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중동의 안정과 그 국가의 경제적 번영은 미국이 개발 차원에서 신흥 경제에 참여할 수 있는 더 많은 경제적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뉴스위크에 전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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