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겨울 보낸 KBO리그…미디어데이서 분위기 전환 안간힘(종합)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이대호 홍규빈 기자 = 각종 악재로 매서운 겨울을 보낸 프로야구 KBO리그가 팬들의 격려를 받으며 2023시즌 시작을 힘차게 알렸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감독과 주장, 대표 선수들은 30일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정규시즌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새 시즌 각오를 다졌다.
이날 각 팀 감독과 선수들은 오랜만에 마스크를 벗고 맨얼굴로 팬들과 마주했다.
구성원들이 마스크를 벗고 정상적인 미디어데이 행사에 나선 건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각 팀 감독이 느끼는 무거운 책임감은 맨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사령탑으로 나섰던 이강철 kt wiz 감독은 무표정한 얼굴로 "올해는 kt가 창단 10주년을 맞이한 해"라며 "도약하겠다"고 짧게 각오를 다졌다.
팀을 떠난 선수의 일탈행위로 타격을 받은 롯데 자이언츠의 래리 서튼 감독은 "선수들이 100%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데이 전날 단장의 뒷돈 요구 파문으로 홍역을 앓은 KIA 타이거즈의 김종국 감독도 "팬들의 성원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감독들은 다소 무거운 표정으로 각오를 밝혔지만, 이날 행사장에 모인 팬들은 환호와 함성으로 힘을 실었다.
프로야구는 2023 WBC 본선 1라운드 탈락과 전 롯데 투수 서준원의 범법 행위 혐의, KIA 장정석 전 단장의 품위 손상 행위 등 구성원들의 실망스러운 행태가 이어지면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전히 해제된 뒤 맞는 터라 큰 기대를 모았지만, 무거운 분위기 속에 2023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처음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신임 감독들은 담담하게 각오를 다졌다.
강인권 NC 다이노스 감독은 "NC는 지난 몇 년 동안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지만, 올 시즌엔 선수들과 한마음 한뜻으로 즐거운 야구를 펼치며 승리를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선수들이 많은 땀방울을 흘렸다"며 "감동을 드리는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 야구, 기본을 지키는 야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LG 트윈스의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감독도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가슴에 담고 올 시즌엔 팬들이 원하는 성적을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시즌 SSG 랜더스를 통합우승으로 이끈 김원형 감독은 "지난 해 팬들의 응원을 받고 좋은 성적을 거뒀다"며 "우승의 짜릿함을 올 시즌에도 느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프로야구 각 팀 감독은 소속 팀을 제외하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것 같은 2개 팀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도 응했다.
각각 6명의 감독이 LG와 kt를 지목했고, 키움이 3명, SSG가 2명의 선택을 받았다. KIA와 삼성, 한화는 한 표씩 득표했다.
두산과 롯데, NC를 꼽은 감독은 없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냉정한 평가를 하시는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각 팀 선수들은 유니폼 대신 개성 넘치는 사복을 입고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삼성 원태인과 오재일은 힙합 래퍼를 연상케 하는 은색 대형 목걸이를 차고 나와 시선을 사로잡았다.
원태인은 "홈런을 친 선수에게 이 목걸이를 걸어주는 세리머니를 할 것"이라며 "옆에 있는 오재일 선배가 많은 홈런을 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톡톡 튀는 우승 공약도 내걸었다.
KIA 내야수 김도영은 "기아 자동차를 타는 팬들을 대상으로 직접 세차해주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롯데 안치홍은 "롯데월드에서 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겠다"고 했다.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던 선수들은 WBC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다소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LG 오지환은 "비록 아쉬운 성적을 냈지만, 최선을 다하려는 형들의 모습은 최고였다"고 말했다.
kt 강백호는 "WBC 대표팀 선수들 모두 고생을 많이 했다"며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WBC에 출전하지 않은 한화의 베테랑 불펜 투수 정우람은 "저희는 아쉽게도 한 명도 대표팀에 뽑히지 않았지만, 3년 이내에 가장 많은 국가대표를 배출하는 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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