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경기장 참사 그리고 反이스라엘 정서, 속 쓰렸을 신태용 감독의 지난날들

김태석 기자 2023. 3. 3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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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처지에서는 정말 속이 쓰릴 법한 일이다.

FIFA는 30일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 회장과의 회의 이후 오는 5월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FIFA U-20 월드컵의 개최국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애당초 인도네시아가 신 감독을 영입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안방에서 열릴 첫 FIFA 주관대회인 FIFA U-20 월드컵 호성적을 내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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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처지에서는 정말 속이 쓰릴 법한 일이다. 온갖 악재를 딛고 준비한 2022 FIFA U-20 월드컵이 신기루처럼 날아가버렸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대회가 취소되는 이유가 발생했기에 어안이 벙벙할 성싶다.

FIFA는 30일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 회장과의 회의 이후 오는 5월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FIFA U-20 월드컵의 개최국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좀 더 정확히 설명하자면, 인도네시아가 개최국 자격을 잃었다. 지난해 6월 유럽 대표 중 하나로 확정된 이스라엘의 본선행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신 감독 처지에서는 사실 이 문제가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몰랐을 것이다. 이스라엘의 대회 본선행이 확정된 후 인도네시아 내부에서 그들의 출전을 반기지 않는 여론이 생긴 건 사실이나,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스포츠와 정치의 분리를 주장하며 자국민을 달리고 이스라엘의 안정을 보장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팔레스타인과 연대를 내세우는 자국 국민들의 강력한 반발 여론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문제가 심각해졌다. 지난 14일 와얀 코스터 발리 주지사가 멘포라 아말리 인도네시아 체육부장관에게 이스라엘 선수단의 체류를 거부하는 서한을 보내면서 문제가 더 커졌다.

종교적·이념적 차이가 어떠하든, 출전팀의 체류와 안전 보장까지 할 수 없는 이 상황은 인도네시아의 U-20 월드컵 유치 명분을 깨뜨리는 심각한 악재였다. 당연히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장이 FIFA와 4시간 여의 마라톤 협의에서 나온 결론은 인도네시아의 개최 취소였다.

이번 FIFA U-20 월드컵은 신 감독에게 굉장히 중요한 대회였다. 애당초 인도네시아가 신 감독을 영입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안방에서 열릴 첫 FIFA 주관대회인 FIFA U-20 월드컵 호성적을 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말 위기가 많았다.

사실 신 감독에게 책임을 물을 일도 아니다. 본래 2021년에 개최되어야 했을 이 대회는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올해로 연기가 됐고, 그 와중에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칸주하르 스타디움 참사 때문에 인도네시아의 FIFA U-20 월드컵 개최 역량이 국제적으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이런 위기에도 불구하고 악착같이 유지해왔던 대회 개최국 출전 자격이 이번 결정으로 완전히 날아가게 됐다.

더 냉가슴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종교적 이유 때문에 이스라엘을 절대적으로 반대하는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반응이다. 스포츠와 별개의 사안이니 이래서는 안 된다는 주장조차 쉽게 입에 담을 수 없을 상황일 것이다. 글로벌 스탠다드 여부를 떠나, 인도네시아인들에게는 FIFA U-20 월드컵보다 반 이스라엘 정서가 더 중요하게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한국을 비롯해 유럽 등 곳곳을 돌아다니며 이 대회만 바라봤을 신 감독 처지에서는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CNN 인도네시아 등 현지 매체들은 인도네시아가 타국에서 열리게 될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는 열망을 보이고 있으나, 그들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현재 다수 외신들은 남미의 페루나 아르헨티나, 그리고 중동의 카타르가 대신 대회를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중 페루나 카타르는 대회 본선행 자격을 얻지 못한 상태다. 개최권이 이들 국가로 이동한다면, 인도네시아 처지에서는 그래도 출전하고 싶다는 목소리도 낼 수도 없다. 지난 수년 간의 노력이 물거품 될 상황이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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