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국민의힘, ‘주류’ 눈치보고 공천만 의식하다 위기”

박성의 기자 2023. 3. 3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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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중도층 다 떠나…대선 때와 정반대 상황”
“원내대표 출마 고민 중…누군가는 해법 제시해야”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2022년 9월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시사저널 이종현

"당이 위기다. 이대로는 안 된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MZ(2030세대)도, 중도층도, 수도권(유권자)도 다 우리(국민의힘)를 떠나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친윤석열(친윤)계가 주축이 된 '주류 세력'의 눈치를 보느라 당내 소장파도, 젊은 초선의원들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윤 의원의 진단이다.

윤 의원은 이날 시사저널과 가진 전화 인터뷰를 통해 "당을 혁신하려면 문제의 근원을 고민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당이 변하지 않으면 '총선 필패'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국민의힘)는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까지 내리 졌다"며 "패배의 순간마다 MZ‧중도층이 민주당 편을 들어줬다. 반대로 지난 대선 땐 우리를 지지했다. 그들이 결국 '캐스팅보터'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지금 그들(MZ‧중도층)이 다 떠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엇이 문제일까. 윤 의원은 초선부터 중진까지 당의 대다수 의원들이 공천을 의식해 '주류 세력'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주류=친윤'이라는 공식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윤 의원은 "나 역시 친윤이다. 중요한 것은 합리성을 잃지 않는 것"이라며 "의원들이 '험한 지역'을 피해 공천 받으려 주류의 눈치만 살핀다. 그렇다보니 굉장히 위축돼 있고, 변화나 혁신을 말하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원내대표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도권 4선 김학용 의원과 영남 3선 윤재옥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윤 의원은 이들이 당의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비윤(비윤석열)계와 친명(친이재명)계와도 소통할 수 있는 인사가 여당 지도부에도 있어야 한다"며 "4월3일 대정부질문 전후 (원내대표 출마의) 결심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 9월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시사저널 이종현

다음은 윤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원내대표 출마 결심 굳혔나.

"아직이다. 다만 고민하고 있다. 당이 위기다. 정말 위기다."

구체적으로 '당의 위기'를 설명한다면.

"최근 여당 지지율을 보자. 이재명(민주당)한테도 밀린다. 특히 MZ세대가 우리를 떠났다. 중도층도, 수도권도 우리에게 등을 돌렸다. 이 상황을, 우리가 위기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MZ‧중도‧수도권 유권자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과거가 말해준다. 우리(국민의힘)는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까지 내리 졌다. 그리고 패배의 순간마다 이들(MZ‧중도‧수도권 유권자)이 민주당의 편을 들어줬다. 반대로 지난 대선 땐 우리를 지지했다. 그들이 결국 '캐스팅보터'라는 것이다. 최근 당의 지지율을 보면 지난 대선 때와 정 반대상황이 된 셈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국민의힘은 왜 위기에 봉착했다고 보나.

"위기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을 하지 않아서다. 주류에만 둘러싸여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태도다. 그러면 혁신할 수 없다. 우리 당 절반이 초선의원들인데 이들도 똑같다. 굉장히 위축돼 있다. 결국 공천을 의식하는 것이다. 지난 총선만 해도 수도권처럼 '험한 지역'에 나간 후보들은 거의 다 떨어졌다. 그런데 이후 '왜' 이렇게 됐는지 진단하고, 해법을 만드는 사람이 안 보인다."

일각에선 '친윤 일색 지도부' 탓에 당이 경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나도 친윤이다. 그러나 소위 비윤이라는 의원들도 나와 같은 진단을 내놓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계파가 아닌) 합리성이다. 할 말이 있을 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

김기현 지도부는 당의 혁신을 자신하고 있다.

"내가 충청 출신인데, 현 지도부에 충청 출신 인사가 아무도 없다. 외교도 문제다. 여당에 '외교안보통'이 있어야 다양한 현안을 다룰 수 있다. 또 당내 비윤계나 친명계와도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지도부에서 누가 야당과 대화할 수 있나."

윤 의원은 친명계와 접점이 있나.

"10년 전 내가 원내수석부대표 할 때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이 민주당의 원내수석부대표였다. 1년 간 같이 호흡해 친하다. 지금도 사석에서 편하게 보는 사이다."

김학용‧윤재옥 의원이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들을 평가한다면.

"김학용 의원은 어제(29일) 따로 사석에서 봤는데 (원내대표 출마) 관련해 특별한 얘기를 나누진 않았다. 다만 그들을 여러 해 봐왔다. 그들이 어떤 능력, 실력, 스타일을 갖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여기까지만 말하겠다."

원내대표 출마 여부 언제쯤 밝힐 것인가.

"당장 이번 주에 밝힐 계획은 없다. 고민하고 있다. 일단 4월3일 대정부질문이 예정돼 있다. 거기에 집중할 것이다. 이후 결심을 밝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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