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 中총리 "中 경제 성장 강한 모멘텀…고용·물가 모두 안정적"(상보)

"시장 접근 늘리고 국제 투자 장려 위해 새 조처 시행할 것"
"美, 中 개발도상국 지위 박탈한 법안 철회하라" 촉구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리창 신임 중국 국무원 총리가 중국의 경제 성과가 개선되고 있으며 세계가 보호주의 무역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리 총리는 이날 중국 보아오포럼(BFA) 기조연설에서 "중국 경제 성장은 강한 모멘텀을 보여주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3월 상황으로 보면 1월과 2월보다 낫다"며 "특히 소비와 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가 계속 개선되고 있고, 고용과 물가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지도부는 올해 경제 회복을 최우선으로 삼으며 성장률 5%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목표치 대비 0.5%p 축소된 것으로 최근 수십 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 초과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리 총리는 이 같은 목표치에 대해 "쉬운 과제가 아니다"며 "두 배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리 총리는 "중국의 확실성은 세계 안정의 원천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안정성'과 '확실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아울러 리 총리는 "중국은 시장 접근을 늘리고 공기업이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취하는 등 국제 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새로운 조처를 시행할 것"이라며 외국 투자를 끌어들일 것을 시사했다.

이는 '제로코로나' 때처럼 중국이 빗장을 걸어 잠그는 일은 없을 테니 주저하지 말고 투자해달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최근 세계 경제를 위험에 떨게 했던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를 언급하며 "중국에 시스템적인 금융 위험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국은 계속해서 주요 위험을 방지하고, 금융 부문의 전반적인 안정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리 총리는 미국을 겨냥한 발언도 쏟아냈다. 원활한 글로벌 공급망을 보장하고, 무역 보호주의에서 탈피할 것을 요구했는데, 최근 미국의 대(對)중 반도체 수출 통제를 겨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 북한, 이란 등의 제재와 관련해 "우리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국가 간의 차이와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다자주의 비전을 추구하기 위해 미국의 헤게모니에 도전하려고 한다"고 평가했다.

리 총리는 중국은 여전히 개발도상국이라며 미 하원이 통과시킨 중국의 개도국 지위를 박탈하는 법안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미국 하원은 지난 27일 중국의 개발도상국 지위 박탈을 추진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중국은 세계 2번째 경제 대국이지만, 유엔 등 상당수 국제기구에서는 여전히 개발도상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는 경우 각종 규제 적용이 유예되거나 저개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금융 지원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한편 리 총리는 이날 연설에 앞서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도 만나 중국의 개방과 다자주의, 글로벌화에 대한 확고한 지지와 협력을 강조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