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간판 내릴 수밖에 없다"

조민규 기자 2023. 3. 3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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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청과의사회, 폐과 선언…복지부, 소아의료 주요과체 차질없이 이행중

(지디넷코리아=조민규 기자)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이 정부의 소아진료 정책을 비판하며 더이상 아이들의 건강을 돌볼 수 없는 상태라고 선언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이하 소청과의사회)는 지난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소아청소년과 전문과목 폐과와 국민들께 드리는 작별의 말씀' 기자회견을 통해 "도저히 더는 하고 싶어도 이 나라에서 아이들을 진료하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 살 수 없는 처지에 내몰려 있다"고 호소했다.

(출처=2019년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올린 '폐과선언' 영상 캡처)

임현택 소청과의사회장은 "지금 상태로는 병원을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다. 지난 10년간 소청과 의사들의 수입은 28%가 줄었고 그나마 소청과를 지탱하던 예방접종은 정치인들의 선심속에 100% 국가사업에 편입되며 시행비를 14년째 동결하거나 100원 단위올려 유일한 소청과 비급여가 없어졌다"라며 "심지어 올해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편입된 로타바이러스장염 백신은 기존에 받던 가격의 40%만 받도록 질병청이 강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5년간 소청과 662개가 직원 월급을 못 줘 폐업했지만 유일한 수입원인 진료비는 30년째 동결이다"라며 "더 이상은 버틸수가 없다. 이는 소청과뿐 아니라 소아를 다루는 전 의료영역의 형편이다"라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의료소송의 부담도 토로했다. 그는 "지금도 아이 살리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소청과 의사들한테 법원은 실형을 선고하고, 상상할 수없을 정도의 거액을 배상하라고 선고하고 일부 의료 전문 변호사라는 사람들은 하이에나처럼 이길 수도 없는 소송을 부추기고 있다"라며 "소청과 의사들을 이렇게 대우하면 몇 년 못가서 소청과 지원자가 없어져 결국엔 아예 과가 없어져 결국 아이들이 가장 많은 피해를 볼 것이라고 목이 터져라 외쳤다"라고 말했다.

특히 "저희는 아픈 아이들을 낫게 해주는 걸 보람으로 여겨 평생의 업으로 살아 가려고 한 것 뿐인데, 복지부, 질병청, 기재부, 법원 그리고 일부 보호자들은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에게 이제는 그 일을 더 이상 하지 말라고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출처=2019년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올린 '폐과선언' 영상 캡처)

또 "복지부와 질병청과 기재부가  우리 아이들 살릴 생각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고, 대통령을 버젓이 속인 것이라고 분명하게 생각한다"라며 "지금도 서울 한복판에서 조차 아이들이 숨져가고 전국의 아이들은 치료받을 곳이 없어 길바닥을 헤메고 있지어 대통령이 아이들 진료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강조했지만 실행하는 복지부는 소아청소년 의료인프라를 바로 세우는 정책이 아닌 더 빨리 무너뜨리는, 빈껍데기 정책만 내놨다"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아픈 아이들을 고치고 잘 자라는걸 보면 흐뭇해하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고 살아온 소청과의사이지만 아이 부모님과 국민들께 너무 가슴아프고 안타까운 말이지만 대한민국에 더 이상 소청과라는 전문과는 간판을 내릴 수밖에 없다"라며 "더 이사 아이들 건강을 돌봐주는 일을 하지 못해 한 없이 미안하다는 작별인사를 드리러 나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청과 의사들의 호소에 보건복지부는 필수의료 지원대책과 소아의료체계 대선대책의 분기별 이행상황을 점검한 결과 16개 주요과제는 차질없이 이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에 거주하는 소아암 환자들도 지역에서 치료를 받고 회복할 수 있도록 ‘소아암 진료체계 모형 개발을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상급종합병원의 지정·평가 기준(예비지표)에 소아응급 관련 예비지표를 도입해 중증소아 진료에 필요한 역량 확보 노력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논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건복지부 임인택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앞으로도 분기별 이행점검 결과를 설명하고 지속적으로 의료현장과 소통하면서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대책을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특히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폐과 선언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소아의료 이용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긴급대책반을 구성해 상황을 점검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소청과의사회가 어려움을 호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9년 9월에도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폐과선언 영상을 올렸는데 '심각하게 낮은 진료대가로 당장 이달의 직원 월급을 걱정해야 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백신, 좋은 약, 좋은 의약품을 쓰면 의료재정 깎아먹는 돈만 밝히는 파렴치한으로 몰리는 현실에 부딪힙니다'라고 호소했다.

조민규 기자(kioo@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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