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저녁밥 주는 어린이집 100개 생긴다

서울시, 4월부터 어린이집 대상 석식지원
희망 아동 2635명, 오후 6시 식사 후 하원

서울형 공유어린이집을 방문한 오세훈 시장. [자료 = 연합뉴스]

# 맞벌이 부부 A씨는 가끔 회사 일이 늦어지면 저녁 7시가 넘어서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리러 갈 때가 있다. 야간연장보육을 신청한 아이들은 어린이집에서 석식을 먹을 수 있지만 A씨 자녀는 야간연장보육을 신청하지 않아 석식을 먹지 못하고 하원해야 했다. 이 때문에 집에 와서 저녁 식사를 준비할 때까지 아이가 배가 고프다며 짜증을 내는 일이 많았다.

이 같은 어려움을 겪는 부모들을 위해 서울시가 어린이집 100곳을 선정해 저녁 식사를 지원하는 ‘어린이집 석식지원 사업’을 4월부터 시작한다고 30일 밝혔다.

야간연장보육을 이용하는 아동뿐 아니라, 연장보육 아동들도 희망하는 경우 저녁 6시 정도에 어린이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하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이다.

현재 대다수 어린이집은 오후 7시 30분 이후 하원하는 야간연장보육 아동에게 석식을 제공하고 있어 석식시간이 저녁 7시 이후가 많다.

일부 어린이집의 경우 석식 조리 인력이 부족해 중식 조리원이 미리 조리해 둔 석식을 야간연장 보육교사가 데워서 배식하고 있다. 양질의 저녁식사 제공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시는 어린이집 100개소를 선정해 4월부터 어린이집 석식지원 사업을 본격 운영한다.

석식 이용 아동 수가 많은 어린이집을 우선적으로 100곳 선정했다. 100개 어린이집 중 18개소는 거점형 야간보육어린이집이다.

100개 어린이집의 석식 희망 아동은 2635명이며, 그 중 연장보육아동은 1591명으로 60%다. 어린이집 1곳당 약 16명의 연장보육아동이 석식을 희망할 정도로 수요가 크다.

선정된 어린이집에는 석식 보육도우미를 채용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인건비를 지원한다.

이를 위해 시는 올해 총 12억원을 투입한다.

석식지원 어린이집 명단은 서울시보육포털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석식을 희망하는 누구나 어린이집에서 저녁을 먹고 하원할 수 있도록 해 일하는 엄마·아빠의 고단함을 조금이나마 줄여주고 아이와 함께 여유 있게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올해 시범운영을 통해 이용 수요와 만족도 등을 세심하게 관찰해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