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집중 호우, 남부 가뭄···한반도는 이미 ‘기후 위기’

박나은 기자(nasilver@mk.co.kr) 2023. 3. 30.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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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2022년 이상기후 보고서’ 발간
지난해 중부지방 시간당 100mm 폭우
남부 1974년 이후 최장 227.3일 가뭄
“이제는 기후변화 넘어 기후위기 상황”
겨울 가뭄이 길어지며 농업용수 공급에 관한 농민들의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16일 전남 전남 나주시 판촌리 나주호가 마른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청수제의 저수율은 3.2%에 불과했다.2023.01.16[나주/이충우기자]
기록적인 집중호우와 태풍 그리고 2년째 이어지고 있는 남부지방의 가뭄까지. 예측할 수 없이 벌어지는 이상기후는 이미 우리 일상 속에 깊이 파고들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30일 한반도의 기상 상황을 두고 “이제는 기후변화 넘어 기후위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기상청은 이날 관계부처 합동으로 ‘2022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2022년에 발생한 △이상고온 △집중호우 △태풍 △가뭄 등의 이상기후 발생과 분야별 피해 현황을 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우리나라는 중부지방의 집중호우와 남부지방의 극심한 가뭄, 이른 열대야와 폭염 그리고 7년 연속 9월 태풍 등으로 인해 사회·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

매 여름 장마와 태풍이 찾아오지만 올해는 특히 그 피해가 심각했다. 이상 기후로 인해 장마 기간과 장마 종료 후에도 정체전선이 주로 중부지방에 위치하면서 시간당 100mm가 넘는 강한 비가 내렸다. 8월 중부지방은 집중호우로 총 19명(사망 17, 실종 2)의 인명피해와 3154억 원의 재산피해, 그리고 409.7ha의 농경지 유실·매몰, 가축 3만3910마리 폐사 등 큰 상흔을 남겼다.

올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5개로 평년(3.4개)보다 많았으며, 7년 연속으로 9월에 태풍의 영향을 받았다. 특히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상륙으로 여러 지역이 9월 일강수량 극값을 경신하며 많은 양의 비로 인해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그 결과 11명이 사망하는 인명피해와 2439억 원의 재산피해가 초래됐고, 경북과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35ha의 산사태 피해가 발생했다.

반면 비가 적었던 남부지방은 12월까지 기상가뭄이 지속되어 1974년 이후 가장 많은 227.3일의 기상가뭄 일수를 기록했다. 6∼7월 전남지역(신안, 영광, 진도, 무안)에는 1,442ha에 달하는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고, 섬진강 권역 댐 저수율은 2022년 12월 기준 예년의 54.8%로 매우 심각한 수준이었다.

폭염으로 인한 피해도 컸다. 6월 하순 최저기온이 매우 높아 예년보다 이른 시점(6.25.∼27.)에 열대야가, 7월 상순에는 경상 내륙지역 중심으로 일 최고기온 35∼38℃의 폭염이 발생했다.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는 총 1,564명(사망 9명 포함)으로 전년 대비 13.7% 증가했고, 이른 더위로 건물 부문(가정·공공·서비스)의 전력수요가 최대치(2022년 6∼9월, 9만932GWh, 전년 대비 4.6% 증가)를 기록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2022년은 중부지방의 집중호우와 남부지방의 가뭄, 초강력 태풍 등을 경험하며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체감하고, 이제는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 상황이 다가왔음을 깨닫게 된 한 해였다”며 “앞으로 기상청은 기후위기 감시 및 예측 업무의 총괄·지원 기관으로서 그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상기후 발생 원인과 분야별 대응 현황 등 자세한 사항은 ‘기후정보포털(www.climate.go.kr) 열린마당 – 발간물(「이상기후 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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