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쉴더스 매각 대금 2000억으로 자사주 소각"[시그널]

이충희 기자 2023. 3. 30.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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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부회장, 주총서 첫 주주환원책 발표
업계 '자사주 소각 계획 이례적' 평가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SK스퀘어 제공
[서울경제]

SK스퀘어(402340)가 설립 후 처음으로 2000억 원 규모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나서는 등 올해부터 주주환원 정책을 본격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30일 열린 SK스퀘어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재 SK스퀘어 주가가 저평가 되어 있는 만큼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곧 실행할 예정"이라며 "자회사로부터 받는 경상 배당수입의 30% 이상을 주주환원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것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것으로 일회성이 아니라 정기적인 정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부회장은 또 "올해 10월 전 SK쉴더스 매각대금 4000억 원 이상이 입금되는데 이것은 스페셜 이벤트"라면서 "해당 몫을 주주들과 나누기 위해 이 중 2000억 원 이상을 자사주 매입에 쓰고 곧바로 소각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SK스퀘어는 지난달 자회사 SK쉴더스 지분 약 30%를 스웨덴 사모펀드(PEF) EQT파트너스에 8646억 원을 받고 매각했다. 이 중 4500억 원을 EQT측에 인수금융으로 제공했으며 나머지 4146억 원은 현금으로 받을 예정이다. 박 부회장은 SK스퀘어가 이 중 절반 가량을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활용하겠다고 알린 것이다.

회사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자본준비금 1조 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안건도 통과시켰다. 이 같은 재원을 바탕으로 매년 주주환원을 확대함과 동시에 추가 투자를 위한 실탄까지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SK스퀘어가 매년 자사주 소각 계획을 공개한 것을 두고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선진국형' 주주환원의 첫 발을 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꾸준히 문제 제기돼 온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정면 돌파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됐다. 국내 상장사들의 미진한 주주환원책은 기업가치를 실제 대비 낮게 평가 받는 요인으로 지목 받았다.

살제 한국투자증권이 낸 최근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코스피 상장사가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사례는 총 463건이다. 그러나 이 중 53개사(11.1%)만 실제 자사주 소각을 한 것으로 집계된다. 코스닥 상장사가 공시한 자사주 취득은 539건이었지만 실제 소각에 나선 사례는 21건(3.9%)에 머물렀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자사주를 취득했더라도 소각하지 않는 이상 주주가치 제고 효과는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다"면서 "미국 등의 상장사는 자사주를 취득하면 소각하는 것이 자연스런 수순인데 SK스퀘어도 이 점을 공식화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SK스퀘어의 적극적인 주주환원 결정에는 기업가치를 높여 향후 자본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만들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의 주가가 높으면 지분을 소량만 활용해도 시장에서 더 많은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SK스퀘어는 여러 경로를 통해 자본을 마련한 뒤 반도체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새 투자처를 찾아 수익 내는 것을 회사의 주요 경영 목표로 삼고 있다.

실제 SK스퀘어는 2021년 4분기 SK텔레콤에서 분할해 출범한 이후 1년여 간 총 5개 회사에 2434억 원을 투자해 왔다. 현재까지 SK쉴더스와 SK엠앤서비스(723억 원), 나노엔텍(039860)(580억 원) 등 3개 회사로부터 총 9949억 원을 회수한 것으로도 집계된다. 이중 SK엠엔서비스 매각 대금 500억 원은 회사에 배당금으로 유입돼 이번에 마련된 이익잉여금과 함께 자사주 매입 소각 등에 쓰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충희 기자 mids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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