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그만둘까…가불받던 김건우 “빚 다 갚아. ‘더 글로리’는 영광이자 넘어야 할 산”[SS인터뷰]

조은별 기자 2023. 3. 30.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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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넷플릭스 최고 화제작 '더 글로리'에서 학교폭력 피해자 문동은(송혜교 분)의 오적 중 한명이지만 가해자 먹이사슬 최하위에 위치한 이 남자.

김건우가 연기한 손명오는 학교폭력 가해자이자 피해자다.

김건우는 "원래 운동을 꾸준히 해 몸이 큰 편이었는데 코치님이 작품을 분석하더니 '양아치는 근육이 크면 안 된다. 재준에게 당할 정도로 날렵해야 한다'고 하셨다. 유산소 운동과 가벼운 근력운동으로 근육을 빼고 스키니한 몸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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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손명오를 연기한 배우 김건우. 제공|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 상반기 넷플릭스 최고 화제작 ‘더 글로리’에서 학교폭력 피해자 문동은(송혜교 분)의 오적 중 한명이지만 가해자 먹이사슬 최하위에 위치한 이 남자. 비슷한 서열이라고 생각했던 스튜어디스 최혜정(차주영 분)조차 그의 ‘고백 공격’에 치를 떤다.

학창 시절에는 친구들의 명령에 따라 학폭을 저지르고 성적 학대도 일삼았고, 성인이 된 뒤에는 동창들의 허드렛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던, 허세 가득한 양아치. ‘더 글로리’의 손명오는 배우 김건우를 통해 한층 입체적인 캐릭터로 거듭났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의 한장면 . 제공|넷플릭스


◇학폭 가해자이자 피해자, 양아치 명오 표현 위해 근육 빼고 디테일 연구

김건우가 연기한 손명오는 학교폭력 가해자이자 피해자다. 십수년간 동창들에게 무시당했던 명오는 동은이 짠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이지만 그의 욕심이 제 발등을 찍으며 파국을 맞는다.

“명오는 무리 중 서열이 가장 낮다. 가진 자는 조용하다. 빈 수레가 요란한 느낌으로 당당하고 세 보이는 연기를 하려 했다. 덩치로 위압감을 주기보다 실제로 어딘가에 있을 법한 질 나쁜 양아치를 표현하려 했다.”

김은숙 작가의 대본은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세심했다. 명오의 타투나 묶은 머리, 스크래치까지 대본에 나와 있었다. 하지만 김건우는 디테일을 더했다. 소주를 글라스에 따라 마시고, 국밥집에서 깍두기를 수저로 퍼먹고, 건들거리며 걷는 연기는 그의 아이디어다.

노출신을 위해 몸도 만들었다. 김건우는 “원래 운동을 꾸준히 해 몸이 큰 편이었는데 코치님이 작품을 분석하더니 ‘양아치는 근육이 크면 안 된다. 재준에게 당할 정도로 날렵해야 한다’고 하셨다. 유산소 운동과 가벼운 근력운동으로 근육을 빼고 스키니한 몸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만든 몸은 ‘파트2’ 노출 장면에서 단연 시선을 끌었다. 이 장면에서 착용한 붉은 속옷 역시 김건우가 택했다. 그는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 제품 중 미장센과 어울릴 것 같은 강렬한 빨간색을 골랐다”고 웃었다.


배우 김건우. 제공 | 넷플릭스


◇소속사 가불받으며 생활, “‘더 글로리’ 이후 빚 다 갚아”

‘더 글로리’로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개인 채널 팔로워는 드라마 공개 전 2000명에 불과했지만 벌써 16만명을 넘어섰다. 마스크를 쓰고 카페에 가도 “혹시 명오?”라며 알아보는 이도 늘었다.

하지만 김건우는 ‘더 글로리’ 출연 전까지 회사에서 가불을 받으며 연기를 그만둘까 고민하는 나날을 보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수석 입학해 KBS2 ‘쌈, 마이웨이’(2017)의 김탁수로 화려하게 데뷔했던 그다. 그러나 ‘쌈, 마이웨이’ 이후 번번이 오디션 최종 관문에서 떨어진 영향이 컸다.

“오디션을 보러가면 항상 높은 단계까지 갔다 떨어지곤 했다. 때로 나보다 인지도가 높은 배우와 최종에서 만나면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연기를 계속해야 하나 고민이 들었다. 이전에 모아둔 출연료, 재방송비, 회사에서 가불받은 비용으로 생활하던 때 소속사에서 김은숙 작가님 작품 오디션을 보고 오라고 했다. 작가님 작품에 들어갈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해 기대가 없었다.”

재준, 도영, 명오의 대본을 받았다. 악역인 줄도 모르고 “이 역할 매력있네”라고 생각하며 시원스럽게 대본을 읽고 왔는데 그에게 명오 역할이 돌아왔다. 그는 “느낌이 좋았다. ‘더 글로리’ 촬영 기간 회사에서 가불을 받아 몸보신을 했는데 다 갚았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더 글로리’는 김건우에게 ‘영광’의 순간을 안겨줬다. 하지만 언젠가는 넘어야 할 산이자 깨야할 퀘스트가 됐다.

“‘더 글로리’는 제목처럼 영광으로 남을 작품이다. 하지만 반대로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 한동안 김탁수로 불렸듯 앞으로 손명오로 불릴 것 같다. 다음에 만들어낼 캐릭터로 이걸 깰 수 있을까 하는 기분 좋은 의구심과 함께 동기 부여가 된다. 우선 드라마하는 동안 입에 밴 욕하는 습관을 버려야 할 것 같다.(웃음)”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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