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증명 자신있다"…이병헌 감독, 박서준·아이유와 흥행 '드림' 이룰까(종합)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이 영화가 생각보다 의미있고 재밌는 영화라는 걸 증명할 수 있는 시간이 됐고 어느 정도 자신있다는 말로 답을 대신하겠습니다." (이병헌 감독)
올해 기대작 '드림'이 극장가를 찾아온다. 박서준 아이유(이지은)의 만남에 1000만 감독 이병헌 감독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작품으로, 기대만큼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30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영화 '드림'(감독 이병헌)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이병헌 감독, 박서준, 이지은, 김종수, 고창석, 정승길, 양현민, 홍완표, 허준석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드림'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 분)와 열정 없는 PD 소민(아이유 분)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 그린 영화다. '스물'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병헌 감독의 4년 만의 신작 '드림'은 2010년 홈리스 월드컵 실화를 모티브로 새롭게 창작된 영화다. 홈리스 월드컵은 축구를 통해 홈리스의 자립 의지와 부정적 사회 인식을 개선하는 세계 유일의 국제 축구 대회로, 실제 수많은 홈리스들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한국은 지난 2010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홈리스 월드컵에 처음 출전했다. '드림'은 이 대회를 모티브로 시작됐다.
이병헌 감독은 TV 다큐멘터리를 통해 홈리스 월드컵을 알게 된 후, 홈리스 월드컵의 한국 공식 주관사인 빅이슈코리아를 통해 홈리스들을 취재했다. 이후 지난 2015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홈리스 월드컵에 동행해 한국팀의 전 일정을 함께 소화하는 등 오랜 준비 시간을 가졌다.
이날 자리에서 이병헌 감독은 '홈리스 월드컵'을 영화화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그는 "그 대회가 갖고 있는 취지와 저희 영화의 기획의도가 같은 맥락으로 봐주시면 될 것 같다, 그게 마음에 들었고 재미도 의미도 있겠다 했다"며 "제가 선택한 작품 중에 가장 고민의 시간이 짧았는데 만들어진 시간은 제일 오래 걸린 작품"이라고 말했다.
'드림'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병헌 감독은 "제가 연출하기로 한 것부터 시작해서 8년이고, 대표님이 시나리오 쓰고 기획까지 10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영화들이 그렇지만 수많은 사람들을 설득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거절은 피해갈 수 없다"며 "'드림'이라는 영화도 부침이 많고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너무 파란만장하고 길어서 압축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다만 거절 앞에서 이 영화가 당신들의 생각보다 의미있고 재밌는 영화라는 걸 증명할 수 있는 시간이 됐고 어느 정도 자신있다는 말로 답을 대신하겠다"고 강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박서준은 극 중 홈리스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게 된 전직 축구선수 홍대 역을 맡았다. 그는 "'드림' 작품이 제 기억에 '이태원 클라쓰' 끝나고 바로 촬영을 시작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객분들과 만나기까지 우여곡절과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굉장히 거의 3년 전 모습이라서 감회가 새롭고 정말 오랜만에 극장에서 관객분들 만날 생각에 설렌다, 너무 오랜만이라 걱정도 되고 만감이 교차한다"고 고백했다.
박서준은 축구선수 출신 캐릭터를 위한 노력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제가 조기축구를 나가긴 했는데 실제로 역할을 맡게 됐다, 물론 정말 선수분들처럼 몸 상태를 만들기엔 짧은 기간이기 때문에 쉽지 않지만 이만큼이라도 따라가려 했다"며 "축구를 좋아해서 선수를 관찰하고 어떤 비주얼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하는 게 있었는데 비주얼을 최대한 어느 정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실력은 따라갈 수 있는 게 아니다"고 털어놨다.
또 그는 "제가 봐도 엉성한 게 있어서 그런 것들 하나하나 잡는 게 어려웠다"며 "선배님들과 훈련을 했는데 토할 것 같더라, 풋살 경기장에서도 힘들어서 체력을 끌어올리려 노력했다"고 돌이켰다. 이어 "작품하면서 이렇게 많이 뛴 적이 있나 손에 꼽을 정도로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고 토로했다.
아이유는 극 중 홈리스 국가대표팀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PD 소민 역으로 등장한다. 그는 "그때 당시 3년 전인데 그때 뭔가 사연이 많은 역할 위주로 드라마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까 사연이 없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딱 '드림'이 제안이 와서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이유는 가수, 배우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오고 있다. 영화계에서의 흥행에 대한 부담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영화 쪽에서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다 보니까 제가 감히 부담을 느낄 위치가 되나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담이란 표현보다는 책임감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며 "'드림'이 처음 크랭크인 했던 영화이기 때문에 원하는 바를 현장서 책임감 있게 잘 해내려고 하고 개봉 때도 홍보로 책임감을 다하려 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호흡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박서준은 "평소 아이유씨 팬이기도 하고 기대도 굉장히 많이 했고 현장에서도 어떨까 궁금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촬영을 하면서 사실 이 관계에 있어서는 투닥거리고 전문용어로 티키타카를 하는데, 촬영이 끝나갈 무렵이 되니까 조금 더 많은 신이 있었으면 좋았겠다 생각이 들 정도로 반갑고 즐거웠고 아쉬움까지 남을 정도로 좋았다"고 털어놨다.
또 박서준은 "매 장면 호흡을 잘 살려야겠다는 압박감이 있었다"며 "장면을 찍을 때 엄청 더웠다,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그늘도 없었고 티키타카만 하니까 햇빛에 녹아내리는 내 모습이 나타나면서 집중력이 흐려지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날씨 때문에 쉽지 않았는데 연기적인 부분은 재밌게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아이유 역시도 "개인적으로 아주 기대가 됐던 촬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서 감독님께서 돌발적인 리액션을 종종 주셨는데 그럴 때 서준씨가 그걸 너무 빨리 캐치하시고 유연하게 받아서 본인 것으로 만드는 걸 가까이에서 보면서 너무 대단하고 부럽다 생각했다"며 "코앞에서 연기를 보며 좋은 자극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박서준 아이유와 마찬가지로 이병헌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춘 이는 고창석, 이현우였다. 고창석은 홈리스 국가대표팀의 에너자이저 효봉 역을 맡았다. 그는 "이병헌 감독을 안 지는 오래됐는데 촬영은 처음이었다"며 "워낙 평소 유쾌한 분이시라 촬영장도 생각보다 훨씬 부드럽고 유쾌하게 진행돼서 즐겁게 찍었다"고 털어놨다.
이현우는 극 중 홈리스 국가대표팀의 스트라이커 인선 역으로 활약한다. 그는 이병헌 감독과 호흡한 소감에 대해 "너무 행복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감독님께서 차분한 유머를 종종 보여주신다"며 "현장이 정말 부드럽고 잘 흘러갔던 기억이 있다, 역할도 많이 이끌어내주시고 도와주셔서 더욱 재밌고 스스로 만족할 수 있게 도와주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현우는 "제가 축구실력이 썩 좋지 못하다"며 "히든카드로서 결정권을 보여줘야 하는 장면에서 뜻처럼 안 돼서 속상했다, 무수히 반복하면서 연습한 만큼 멋지게 나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병헌 감독 사단의 배우들의 소감도 공개됐다. 김종수는 극 중 홈리스 국가대표팀 최고령 선수 환동으로 출연한다. '스물' '멜로가 체질' '극한직업'으로 이병헌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그는 "저도 사단에 들어가는 건가"라고 반문하고는 "이전에는 분량이 짧아서 아쉬웠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다음엔 길게 나오는 것 주세요'라고 했는데 너무 길게 나왔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제가 택한 게 아니고 기회 주셔서 같이 하게 됐는데 워낙 독보적 감독님이고 매력적이라 너무 기뻤다"며 "누구보다 하고 싶어서 찍는 내내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정승길은 "'멜로가 체질' 때 감독님을 처음 뵀었다"며 "다음 작업에 좋은 역할로 불러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털어놨다. 양현민은 "이병헌 감독님의 작품을 다한 것 같은데 감사하고 잊지 않고 캐스팅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홍원표는 "항상 감독님 작품 준비, 찍는 과정이 항상 즐거워서 기다리고 있었다"며 "혹시나 캐스팅이 안 될까 하고 조마조마했는데 연락을 받고 더 잘해야지, 더 좋은 결과 보여드려야지 하면서 준비했다"고 고백했다. 허준석은 "대화하지 않아도 눈빛 만으로도 디렉션 아는 사이가 되지 않았나 한다"며 "이번에도 있는 듯 없는 듯 있어달라고 하셔서 열심히 추임새를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병헌 감독은 4월 '더 퍼스트 슬램덩크' 아이맥스 개봉과 장항준 감독의 '리바운드' 개봉과 겹치게 된 데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두 작품의 개봉 날짜는 서로 몰랐고 우연의 일치"라며 "요즘 한국 영화 분위기는 '제발 한국 영화 잘 돼라' 하는 분위기이지 않나, 네 영화 내 영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바운드'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한국영화에 위기는 항상 있었고 항상 극복해왔고 극복해낼 거라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드림'은 오는 4월26일 개봉한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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