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또' 가족경영…해외법인 사령탑에 동생 김택헌

이민후 기자 2023. 3. 30.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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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제26기 정기주주총회 (사진=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엔씨소프트 R&D 센터에서 열린 엔씨소프트의 주주총회에서 경영쇄신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주총장에서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를 향해 '가족경영'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아내인 윤송이 엔씨웨스트 사장의 성과를 질책하는 동시에 동생인 김택헌 수석부사장을 북미법인에 앉혔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어제(29일) 주주총회장에서 엔씨소프트가 상정한 안건은 총 4가지 건인데, 사외이사 선임을 포함해 모두 가결됐습니다.

미국·북미법인 가족경영의 시작
[사진=엔씨웨스트 홈페이지 갈무리]

엔씨웨스트는 2008년도에 세워져 23년째 유지됐는데 이전까지 엔씨소프트 게임을 북미, 유럽 등에 퍼블리싱을 맡고 성장해 온 법인입니다.

문제는 2015년에는 아내인 윤송이 씨를 사장으로 앉힌 이후에 엔씨웨스트는 2015년부터 6년 연속 적자를 내다가 2021년에는 2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다시 234억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적자 당시에는 자체 개발력을 확보하고 인재 영입에 힘쓰겠다는 명분으로 투자를 이어나갔습니다.

2016년 80억원의 영업손실은 2019년 771억원으로 증가했고, 3년간 당기순손실이 791억원 규모로 불어나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바 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윤송이 사장의 성과는 재무제표에 드러나지 않았다"며 "엔씨웨스트가 게임 퍼블리셔로 실적을 내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R&D 부문·인재양성 부문에서는 사내에서 인정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태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동생인 김택헌 수석부사장을 해외법인 사령탑에 앉혔습니다.

김택헌씨의 수상한 경영능력
엔씨는 엔씨소프트 아메리카 LLC 해외법인을 세워 김택헌 수석부사장을 CEO로 임명했습니다. 

김택헌 수석부사장은 지난 2017년까지 엔씨의 일본 법인을 맡아 성공시킨 공로로 아시아시장에 진출해 '리니지M'을 성공적으로 이끈 바 있습니다.

엔씨는 엔씨소프트 아메리카 LLC에 대해서 "북미유럽 퍼블리싱을 본사 중심의 운영으로 개편하기 위해 설립했다"며 "엔씨웨스트는 기존 매출의 중심축인 길드워2를 서비스하고 게임 이외의 투자역량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엔씨가 출시할 대작인 TL(Throne and Liberty·쓰론 앤 리버티)은 기존 계약대로 아마존게임즈가 퍼블리싱을 맡기로 결정했습니다. 

리니지라는 강력한 IP의 그늘 뒤에 숨는 대신 경영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김 수석부사장이 선택한 사업은 엔터테인먼트였습니다.
 
[엔씨소프트 자회사 '클렙'이 운영했던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

엔씨는 지난 2018년 김 수석부사장의 주도 하에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클렙은 지난 2020년 8월 설립된 엔씨소프트의 엔터테인먼트 자회사로 엔터 분야에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콘텐츠를 출시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이어 '유니버스'라는 연예인과 팬을 이어주는 글로벌 팬덤 플랫폼 서비스 사업인 '유니버스'를 출시했습니다.

2021년 흑자를 낸 이후 지난해 4억원가량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지난달 엔씨는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를 SM엔터테인먼에 매각했습니다. 

족벌경영 '꼬리표' 비판
[엔씨소프트의 주총 이후 기자간담회를 연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사진=한국게임학회)]

한국게임학회는 오늘 엔씨의 주총이 끝난 뒤 서울 강남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위 학회장은 "가족경영이 고착화되다 보면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구조다"라며 "지금의 방식은 지속가능한 경영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전문경영인을 통해 다음 세대로 이어가야 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고 김정주 넥슨 회장은 지난 2015년 1월 엔씨소프트의 15.08% 지분을 보유해 최대 주주로 엔씨의 가족경영을 비판한 바 있습니다. 

고 김정주 넥슨 회장이 2021년 넥슨의 지주사인 NXC의 경영선상에서 물러선 이후 이재교 대표를 전문경영인으로 앉혔고, 넷마블 역시 방준혁 의장은 경영에서 물러난 채 2003년 전문경영인으로 노병렬 당시 부사장을 내세웠습니다.

현재 넥슨코리아는 이정헌 대표가 넷마블은 권영식·도기욱 대표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2023년 3N 중에 유일하게 대표이사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지 않은 건 엔씨소프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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