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中 주도 ‘상하이협력기구’ 합류...중동서 입지 넓히는 中

2023. 3. 3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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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이 주도하는 정치·경제·안보협의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에 합류한다.

반체제 언론인 카슈끄지 살해 사건 이후 미국과 사이가 틀어진 사우디가 중국과의 연계를 본격적으로 강화하면서 중동 내 중국의 입지가 더욱 확고해질 전망이다.

이란에 이어 사우디까지 SCO에 합류하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등에 맞서는 중국 중심의 세력권이 형성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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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 대화 파트너로 참여 확정
美 주도 ‘오커스’ 대항세력 부상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이 주도하는 정치·경제·안보협의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에 합류한다. 반체제 언론인 카슈끄지 살해 사건 이후 미국과 사이가 틀어진 사우디가 중국과의 연계를 본격적으로 강화하면서 중동 내 중국의 입지가 더욱 확고해질 전망이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전날 “SCO의 대화 파트너가 됐다”고 밝혔다. 대화 파트너 국가는 정회원국은 아니지만 향후 관계 발전에 따라 정식 가입해 회원국이 될 수 있다.

SCO는 2001년 중국과 러시아 주도로 출범한 다자 협의체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인도, 파키스탄 등 9개국이 정식 회원국이다. 2017년부터 옵서버로 참여해온 이란은 지난해 정회원국 가입을 위한 절차를 끝내고 합류가 결정된 상황이다.

사우디는 지난해부터 SCO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특히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2018년) 사건 이후 미국과 관계가 껄끄러워지면서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세자는 노골적으로 친중 성향을 드러냈다.

중국 역시 그간 앙숙 관계였던 사우디와 이란 간 관계 정상화를 주선하는 등 중동에서의 영향력 강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그간 중동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온 미국은 정작 중요한 변화의 순간엔 방관자가 됐다”며 중국이 새로운 권력자로 변신했다고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빈살만 왕세자와 전화통화에서 “중국과 사우디 관계는 역사상 가장 좋은 시기에 있다”며 “양국의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더 발전시키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빈살만 왕세자는 “중국은 사우디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며 “중국과 함께 협력의 새로운 전망을 열어 나가길 원한다”고 화답했다.

이란에 이어 사우디까지 SCO에 합류하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등에 맞서는 중국 중심의 세력권이 형성되게 됐다.

로이터는 “사우디와 중국 간 관계가 갈수록 강화되면서 미국의 안보 우려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사우디 간 협력은 외교·안보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굳건해지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사우디 방문 당시 빈살만 왕세자와 만나 에너지, 정보통신, 인프라를 망라하는 30개 이상의 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중국은 장기적으로 원유 및 천연가스 무역에 위안화를 쓰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 첫 이행으로 중국은 지난 14일 사우디 국영은행과 첫 위안화 대출 협력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자금은 양국 무역 관련 자금 수요를 충족하는데 쓰일 예정이다. 비록 중국이 원하는 원유 대금 지급까지는 이루지 못했지만 의미 있는 발전이다.

그런가하면 지난 27일엔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중국 석유화학 업체에 36억달러(약 4조7000억원)를 투자하고 20년간 하루 48만배럴(bpd)의 원유를 공급하기로 했다. 중국은 사우디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자 최대 원유 수입국이고, 사우디 역시 중국의 중동지역 최대 무역 상대국이자 세계 최대 석유 공급국이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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