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美대사 "中 '사드 보복' 등 강압 다시 벌어져선 안 돼"

박응진 기자 2023. 3. 3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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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더 나은 대화 바라… 尹대통령 '한일화해' 높이 평가"
"北문제 심각하게 보고 있어… 한국 안보공약 철통같이 굳건"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2023.3.3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30일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운용 등 우리나라에 대한 안보조치와 관련해 "한국에서 중국의 보복 조치나 강압에 영향을 받는 상황이 다시 벌어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오전 한미동맹재단이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개최한 제12회 '한미동맹포럼'에 참석,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중국 당국은 2016년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결정 때부터 '중국 안보를 위협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혀왔고, 특히 우리나라를 향해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등 다양한 형태의 보복 조치를 취해 그 여파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현재 '임시' 배치 상태인 주한미군 사드기지의 '정상' 배치·운용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골드버그 대사는 또 이날 강연에서 미중 간 전방위 패권 경쟁과 그에 따른 양국 간 갈등에 대해 "중국 관련 상황이 나아지길 바란다"며 "중국과 더 나은 대화를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의) 남중국해 일부 섬 불법 점유, 대만 위협, 홍콩에서 해온 여러 조치들, 중국 내 소수민족에 대한 지속적인 억압 등 일련의 행동은 현실적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및 '반도체지원법'에 대한 우리 업계 등의 우려와 관련해선 해당 법안들은 "현대 경제가 자유롭게 작동하는 걸 저해하는 일부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며 "반도체지원법을 통해 한국의 많은 기업이 혜택을 받을 것이다. IRA와 관련해 제기됐던 우려들은 반도체지원법에서도 해소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지난 16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간 한일정상회담과 관련해선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안보뿐만 아니라 한반도 내 도발과 위협에 대응하는 차원에서도 (한미일) 3자 간 협력이 핵심적 요소라고 본다"며 "한일 양국 간 화해를 위한 윤 대통령의 여러 조치는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이게 한미일 3자 협력을 촉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2023.3.3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그는 "한일 양국관계에 굉장히 가슴 아픈 과거사가 얽혀 있음을 알지만, 동시에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며 "(한일) 민주국가 2곳은 다른 민주국가와 함께 상호 안보를 증진시키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우크라이나 전쟁·미중경쟁 때문에 북한 문제가 미국의 외교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는 세간의 관측에 대해선 "(북한 문제를) 엄중하고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우린 북한과 대화하려고 노력했지만, 그들은 침묵으로 대응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도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미군의 한반도 주둔과 전략자산 전개는 (북한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다양하고 확고한 안보 공약을 보여주는 일환"이라며 "(북한과의) 대화가 없는 상황에 우리 힘을 분명히 보여주고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양국 군은 지난 13~23일 연례 연합군사연습 '자유의 방패'(FS·프리덤실드)를 실시했고, 28일엔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가 부산에 입항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 위협에 따른 우리나라의 '자체 핵무장'론(論)에 관한 물음엔 "한국 내 여론과 현안들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또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다만 그는 "'확장억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 현재 논의 중이다. 여기엔 (미국의) 핵능력을 제공하는 것도 포함된다"며 "한국민과 한국 안보에 대한 미국의 공약은 철통같이 굳건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윤 대통령의 내달 미국 국빈 방문과 관련해선 "한미동맹 유산을 되돌아보는 의미로 한국전쟁(6·25전쟁) 참전공원을 찾아 헌화할 것"이라며 "백악관에서 리셉션과 국빈 만찬도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윤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단순히 양국 동맹이 70주년을 맞았다는 데 초점을 두는 게 아니라 앞으로의 70년을 내다본다는 의미도 있을 것"이라며 "한국에 대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존경을 보여주고, 역내에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잘 과시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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