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환상의 멀티버스 앞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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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은 허구로 가득 차 있습니다. 세상은 그대로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해서 우리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아침 시간에 뛰고 있는 이를 보고 우리는 지금 시간과 그 사람이 입고 있는 옷, 뛰는 자세를 통해 그가 운동 중인지, 출근 중인지, 아니면 무언가를 훔치고 도망치는 중인지 판단합니다. 물론 그 추측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허구와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면
과학소설(SF)의 이야기들은 이 시대 가장 절대적인 신뢰를 받는 과학을 기반으로 하기에 더 위험한 측면이 있습니다. 과학은 본질적으로 허구와 현실의 경계에 존재하며, 사람들을 더 쉽게 매혹합니다. 무수히 많은 이야기에 차용된 시간 여행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멀티버스와 양자역학
쉽게 말하면, 양자역학에서 입자는 측정이 일어나기 전에는 그 상태가 특정되지 않으며, 각 상태의 확률을 나타내는 파동함수로 존재합니다. 측정은 여러 가능한 선택지 중 하나로 상태를 특정하는 행위이며, 이 과정에서 모든 가능한 선택지가 각각 선택된 다른 세계들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다세계 가설입니다. 더 쉽게 말하면, 내가 다이어트 중임에도 참지 못하고 눈앞의 쿠키를 먹어버렸을 때, 다른 어딘가의 멀티버스에는 다이어트에 성공한 내가 있다는 것이지요.
멀티버스는 마블의 영화 등 최근 여러 영화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올해 아카데미를 석권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그 자체로 멀티버스에 대한 영화입니다. 특히 멀티버스는 시간 여행을 설명하는 유용한 개념이기 때문에 과거의 잘못을 수정하는 이야기에서도 자주 사용됩니다. 문제는 현실에서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반면, 멀티버스의 존재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 https://premium.sbs.co.kr/article/q93oYRWHnS ]
지난 20일 뉴욕타임스 오피니언란에 실린 로젠바움의 글이 바로 그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는 현실을 비유적이든, 실제로든 받아들이지 못하는 여러 사람을 이야기하며, 멀티버스 개념이 그들의 문제를 더 키울지 모른다고 우려합니다.
물론 자신이 속한 세상이 무언가 잘못되었고, 더 나은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은 매우 매력적인 생각입니다. 지난 수백만 년 동안 현실에 만족한 이들보다 만족하지 않은 이들이 더 새로운 먹이를 찾고, 번식의 기회를 노렸기에 우리는 본질적으로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의 자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실을 부정하는 부정 본능은 인간이 가진 중요한 능력이기도 합니다.
멀티버스, 과학자들 사이에선 유사과학
심영구 기자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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