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장하준 “세계 경제위기 또 올수도...금융부분 위험요소 제거해야”

MBC라디오 입력 2023. 3. 30. 10:29 수정 2023. 3. 3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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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런던대 경제학과 교수>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자산시장에 거품 많이 끼어
-연금개혁? 고갈 걱정보다 정책으로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저출산? 경력단절 없이 아이 키울 제도가 중요
-출생률 걱정하는 정부가 69시간 일하라고?
-복지, 현금과 서비스를 섞고 큰 틀은 보편복지로 가야
-한국, 재정상태 제일 좋은 나라 중 하나
-자린고비 재정 이해 안돼, 필요할 때는 써야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장하준 런던대 경제학과 교수


◎ 진행자 > 잠깐 올라갔다가 다시 약간 잠잠해진 뒤에 다시 약간 또 폭발할 수밖에 없는 지금 숨어 있는 이슈가 연금개혁 문제거든요. 그런데 어제 저희도 두 명의 국회의원 모시고 그 얘기를 잠깐 한 적이 있는데 지금 프랑스가 난리잖아요. 이 문제는 만약에 조언을 주신다면 어떻게 풀어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 장하준 > 그 연금개혁 문제는 저는 보는 방법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예를 들어 지금 그대로 가면 50년 후에 어떻게 된다. 30년 후에 고갈된다 이런 얘기하면서 이걸 그 사이에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지만 정부정책을 통해서 국가 전체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아요. 예를 들어 복지제도를 늘려가지고 출생률을 높인다든가 그리고 기술을 더 개발을 해가지고 생산성을 더 높인다든가 이렇게 해가지고 하면 30년 50년 후에 연금이 바닥이 안 날 수도 있거든요.

◎ 진행자 > 저출산만 상당히 극복한다면 경제활동 인구가 늘어나니까

◎ 장하준 > 그렇죠. 그것만 극복해도 그렇고 예를 들어 이민을 더 받을 수도 있고 또 생산성을 높이면 옛날에 비해서 노동인구가 현저하게 줄어들더라도 인구 1인당 생산성이 엄청 높아지면 또 그걸로 다 해결이 되는 수도 있고 그러니까 30년 후에 이렇게 될 수 있으니까 이런 이런 정책을 써가지고 그런 일이 오는 걸 막아야 된다, 이런 논의를 해야지 중간에 그건 딱 다 빼먹고 아무것도 안 하는 걸로 가정하고 30년 후에 이렇게 될 수 있으니까 이걸 바꿔야 된다, 말이 안 되죠.

◎ 진행자 > 저출산 대책 관련해서 이것저것 이야기 나오는데 국민 입장에서 황당했던 게 그래서 자녀 셋 낳으면 군 면제해 준다든지

◎ 장하준 > 그런데 그렇게 해서 군대 안 가는 남자들이 있으면 그 남자들이 애는 다 봐야 됩니다.

◎ 진행자 > (웃음) 육아를 그냥 다 맡아야 된다.

◎ 장하준 > 그럼요, 자기는 군대 안 가는 덕 보고 애는 부인이 키우고 그러면 되겠어요.

◎ 진행자 > 육아 1년 6개월 의무제 이런 게 돼야 하는 겁니까?

◎ 장하준 > 그렇죠.

◎ 진행자 > 거기다가 증여세 비과세 혜택 늘려준다, 이런 게 지금 제대로 된 정책이라고 평가하세요?

◎ 장하준 > 아니 물론 그런 것도 특히 세금 이런 거는 영향이 있죠. 그렇긴 한데 지금 제일 중요한 건 사회에 방식을 바꿔야 돼요. 이게 단순히 소득만 높아져서 이런 게 아니거든요. 일부에서는 그냥 소득 높아지면 저출산 되는 거니까 이렇게 얘기하는데 지금 우리보다 소득이 거의 두 배 되는 스웨덴, 덴마크 이런 데 보면 출생률이 1.5 이래요. 우리는 0.8도 안 되잖아요.

◎ 진행자 > 0.78인가 그렇죠.

◎ 장하준 > 왜 그러냐하면 거긴 예를 들어 여러 가지 법과 제도를 통해가지고 여성들이 차별 안 받고 경력 단절 안 받고 애 낳으면서 키우면서 한 번 애 낳으면 1년씩 유급휴직 휴가 받고 그걸 또 자기 파트너랑 또 나눠서 쓸 수가 있어요.

◎ 진행자 > 육아휴직을요?

◎ 장하준 > 예, 한 사람이 열두 달을 다 쓸 수도 있고 한 사람은 여섯 달, 다른 사람이 여섯 달 이렇게 쓸 수도 있고 또 예를 들어 엄마가 돈을 훨씬 잘 벌면 예를 들어 엄마는 두 달만 쉬고 아빠가 열 달을 쉴 수도 있고

◎ 진행자 > 개인 육아휴직이 아니라 부부 육아휴직으로 해서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 장하준 > 그리고 또 더 중요한 건 노동시간들이 짧기 때문에 애를 키울 시간이 있습니다. 출생률 걱정된다는 정부에서 69시간 일하라고 하면 그 사람들은 애 키울 시간이 어디 있어요.

◎ 진행자 > 없죠.

◎ 장하준 > 그리고 제가 이건 자세히 아는 건 아닌데 어떤 사람 말에 의하면 유럽의 경제학자인데 네덜란드 같은 경우는 다른 나라들보다도 비슷한 조건에 있는 나라보다 출생률이 좀 더 높다고 그래요. 그런데 그 이유가 질 좋은 파트타임 직장이 많아서 그렇다. 그래서 주로 엄마들이 많이 하지만 엄마고 아빠고 한 사람이 그냥 일주일에 한 2, 3일만 일하면서

◎ 진행자 > 파트파임만 해도 먹고 살 수 있다?

◎ 장하준 > 예,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그런 나라들은 복지제도가 잘 돼 있기 때문에 그렇게 그냥 막 아등바등 해가지고 자기가 나가서 돈을 잘 안 벌어도 생계가 유지가 되고 공공주택이나 주택보조금 같은 것도 좋고 육아시설, 교육시설, 이런 것들이 다 싸기 때문에 그렇게 막 나가서 길게 일을 할 필요가 없거든요.

◎ 진행자 > 지금 복지 이야기 나왔으니까 국내에서 복지 이야기만 나오면 항상 나오는 논쟁이 너무 오래된 거라 식상할 정도인데 현금성 복지냐 아니냐 보편복지냐 아니냐 이런 얘기잖아요. 항상 맴돌고 있잖아요. 이거 어떻게 평가하세요?

◎ 장하준 > 현금으로 주자 이런 건 적당히 저는 섞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이게 무조건 현금으로 기본소득 이런 거 얘기하는 사람들처럼 무조건 현금으로 주자하면 그거 갖다가 말하자면 비트코인 살 수도 있잖아요. 어느 정도 사회에서 합의가 돼 가지고 예를 들어 교육이라든가 의료라든가 노후연금이라든가 이런 건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건 줘야 된다 하면 그건 그것만 해서 그걸로 줘야 됩니다, 현금을 주는 게 아니라 서비스를. 그러나 또 너무 그렇게 만들어 놓으면 개인의 선택의 자유가 너무 없어요. 어느 정도 또 현금 부분이 또 필요한 것도 있고요. 그리고 저는 보편, 선택, 이건 기본적으로는 큰 틀은 보편복지로 가야 된다고 생각하는 게 뭐냐면 이걸 너무 선택적으로 만들어 놓으면 어떤 사람들은 세금을 내기만 하고 혜택을 못 받기 때문에 싫어합니다. 그래서 예를 들어 미국이 너무 선택적으로 하다 보니까 미국 중산층들은 복지라면 너무 싫어해요. 왜냐하면 자기들은 혜택을 안 받거든요.

◎ 진행자 > 세금만 내고

◎ 장하준 > 근데 예를 들어 덴마크나 이런 나라에 가서 조사를 해보면 거기는 세금이 미국보다도 훨씬 높은데 국민의 거의 90%가 지금 내는 세금 수준에 만족한다, 이렇게 얘기를 하거든요.

◎ 진행자 > 세금 내는 만큼 돌려받는다?

◎ 장하준 > 예. 내는 만큼 받으니까요. 기본적으로 보편적 복지가 돼야 정치적으로 지속 가능하고 무엇보다도 보편적 복지를 해야 세금을 많이 내는 중산층들이 복지제도를 좋게 유지하기 위해서 목소리를 내거든요. 이게 그냥 우리가 돈 내 가지고 다른 사람들 도와주는 게 돼버리면 단기적으로는 더 필요한 사람들한테 돈이 많이 가서 좋을 것 같지만 이게 복지의 질이 자꾸 떨어지고 정치적인 지지를 못 받기 때문에 물론 부분부분 선택적으로 줄 필요도 있어요.

◎ 진행자 > 세계경제 있잖아요, 지금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이후에 여기저기서 이야기 나오고 지금 살 떨리는 게 이러다 세계 경제 위기로 갈 수 있는 거예요? 어떻게 보세요. 그건 아니죠?

◎ 장하준 > 아니요. 아니요. 또 올 수 있죠.

◎ 진행자 > 그렇게 무서운 말씀을

◎ 장하준 > 온다는 건 아니지만 아니 왜냐하면 지금 이게 현재 위기가 그냥 잘 나가다가 갑자기 터진 게 아니라 2008년 경제위기를 제대로 수습을 안 해서 그렇습니다.

◎ 진행자 > 왜요, 어떤 점에서?

◎ 장하준 > 예를 들어 1929년 대공황 났을 때는 이거 큰일 났다 해가지고 제도개혁 같은 걸 많이 했거든요. 은행법도 고치고 노조법도 고쳐가지고 노조활동을 더 쉽게 해주고 사회보장법도 만들고 이런 식으로 해서 미국이 뉴딜을 한 건데 지금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는 한 게 뭐가 있습니까. 그냥 은행 자기자본비율 좀 높이고 그런데 다른 거는 하나도 안 해놨기 때문에 불평등 계속 늘어나고 기업들이 또 너무 금융시장이 세지다 보니까 기업들이 장기투자를 겁나서 못하거든요. 조금 장기투자 해가지고 수익 안 나는 것 같으면 주주들이 돈 빼서 다른 데로 가버리고 이러니까 그래서 투자도 잘 안 되고 이러니까 경제가 활력이 없는데 이걸 근본적인 개혁을 해가지고 활력을 일으켜야 되는데 그걸 안 하고 돈을 풀어서 한 거예요.

◎ 진행자 > 그렇죠. 돈을 많이 풀었죠.

◎ 장하준 > 푼 정도가 어느 정도냐 하면 영국의 중앙은행이 뱅크오브잉글랜드라고 한국에서 영란은행이라고 하는데 생긴 지가 350년이 됐는데 그동안 자기들이 한 이자를 다 기록을 해놨어요. 역사상 지금같이 0%, 0.5% 이자를 물린 적이 없습니다.

◎ 진행자 > 350년 역사에서

◎ 장하준 > 350년 역사에서 없는 이자율을 그것도 일시적으로 1년 뭐 이렇게 한 게 아니라 10년을 넘게 그 이자율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양적 팽창에 대해서 돈을 풀었거든요. 그래가지고 자산시장에 거품이 엄청 끼어있어요. 제일 좋은 예가 뭐냐면 영국, 미국, 이런 나라에서 팬데믹 때 경제는 완전히 -10% 성장하고 있는데 주식시장은 연일 상종가를 치면서 기록을 갱신했습니다. 그만큼 자산시장에 거품이 많이 끼었다는 거거든요. 그런데 일단 이자가 0%니까 엔간한 자산은 그냥 살아남아요. 근데 여러 가지 이유에서 특히 결정적인 계기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런 걸로 해가지고 이자율이 팍팍 올라가니까 잘못된 자산들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거죠.

◎ 진행자 > 그래도 세계경제 위기는 오면 안 되는데

◎ 장하준 > 오면 안 되죠.

◎ 진행자 > 우리 입장에서 방비를 하려면 포인트가 뭐라고 보세요?

◎ 장하준 > 일단 금융부분을 잘 봐가지고 위험요소가 있으면 제거를 하고 정말 상황이 안 좋아지면 일시적으로 무슨 자본시장 통제를 강화한다든가 그런 방법도 있을 수 있고요.

◎ 진행자 > 그런데 현상적으로 고금리에다가 고물가 이런 상태에서 진짜 먹고 살기 힘들어서 국가 재정의 역할을 늘려야 되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정부는 별로 안 하고 있거든요.

◎ 장하준 > 사실 저는 참 이해가 안 가는 게 우리나라가 국제적으로 볼 때 재정 상태가 제일 좋은 나라 중에 하나거든요.

◎ 진행자 > 그래요?

◎ 장하준 > 그럼요. 국채비율이 우리나라 40% 조금 넘는데 40% 넘는 것도 나라 망한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데

◎ 진행자 > 기재부는 난린데 지금

◎ 장하준 > 근데 보면 지금 스웨덴, 덴마크, 오스트리아, 이렇게 유럽의 재정이 굉장히 탄탄한 나라들이 주로 강소국들이죠. 소위 그런 나라들인데 그런 나라들만 정부부채 GDP 비율이 30%대고 40%대 되는 나라도 별로 없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중에 하나 들어 있거든요. 오죽하면 보수적인 친기업적인 OECD에서 한국은 재정 더 적극적으로 운영해야 된다, 이런 보고서들이 나옵니까.

◎ 진행자 > 자린고비 재정이군요.

◎ 장하준 > 그럼요. 무조건 안 쓰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건데 물론 장기적으로 빚을 늘려가는 게 좋은 것도 아니지만 필요할 때는 써야 돼요. 지금 팬데믹 때도 우리나라 물론 방역을 잘해서 필요성이 좀 덜했던 건 있지만 다른 나라는 GDP의 10% 이렇게 돈을 재정정책을 통해가지고 썼는데 우리나라는 불과 2, 3% 정확한 숫자가 기억이 안 나는데 그런 정도밖에 안 썼을 겁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모시고 1시간은 얘기해야 하는데 시간이 다 돼가지고 벌써 시간이 다 돼서 마무리해야 할 것 같은데요. 이**님이 청소년을 위한 경제책 좀 써달라고 부탁을 했네요.

◎ 장하준 > 청소년들도 이번에 나온 책은 읽을 수 있습니다.

◎ 진행자 > 쉬워요. 제가 읽어본 바로는 저도 머리가 나쁜데 쉬워요. 재미있어요. 그래서 괜찮을 것 같습니다. 청소년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 장하준 > 그럼요. 제가 지금까지 쓴 다른 책들은 고등학교만 다녔으면 읽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저는 이 책은 중학교만 다녀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오늘 귀한 말씀 잘 들었고요. 아쉽지만 여기서 인사 나눠야 될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 장하준 >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지금까지 장하준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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