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포커스]11명의 새 외인 투수들, 2023 KBO 리그의 '게임체인저'는 될 수 있을까?…후라도·페디·앤더슨 돋보여
켈리와 플럿코, 뷰캐넌과 수아레즈는 여전히 최고 경쟁력 갖춰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한다. 연간 144게임을 치르는 장기 레이스에서 확실한 투수 보유한다면 단숨에 우승 후보로 올라가는 것이 현실이다. 굳이 KBO 리그 뿐만 아니라 일본프로야구나 메이저리그도 마찬가지다.
1998년 처음으로 KBO 리그에 외인선수들이 발을 들여 놓은 뒤 초반에는 투수들보다는 타자쪽에 많은 비중을 두었지만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는 투수쪽의 비중이 훨씬 높아졌다.
특히 2012년 당시 8개구단(NC 다이노스와 KT위즈는 정규리그에 미참가)은 외인선수 보유기준 2명을 모두 투수로 채운 적도 있었다.
이후부터 각 팀에서는 외인투수들이 대세를 이루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4년에는 3명 보유, 2명 출전을 유지하다 2020년부터는 3명 보유, 3명 출전으로 바뀌면서는 더욱 외인투수들이 팀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1998년 외인선수들이 KBO 리그에 입성한 이후 15승 이상을 거둔 국내파 투수는 모두 45명이지만 외인투수는 38명이나 된다. 절대수적으로 열세인 외인투수들이 15승 이상을 거의 독점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나 2020년에는 라울 알칸타라(두산)의 20승을 비롯해 드류 루친스키(NC) 19승,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kt), 케이시 켈리(LG) 댄 스트레일리(롯데) 데이비드 뷰캐넌(삼성)이 각각 15승을 거두고 2021년에는 뷰캐넌, 에릭 요키시(키움)이 각 16승, 루친스키가 15승을 했지만 국내 투수는 단 1명도 없었다,
또 2000년 이후 투수로서는 꿈의 승수라고 할 수 있는 20승 이상을 거둔 투수만 보더라도 국내 투수로는 2017년의 양현종(KIA·20승)이후 5년째 맥이 끊겼다. 양현종도 1999년 정민태(현대·20승)이후 18년만에 20승 투수에 등극했으나 5년째 20승 투수가 없다고 해도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닌듯 싶다.
이와 달리 외국인투수는 2007년 투수 3관왕(다승, 평균자책점, 승률)에 오른 다니엘 라오스(두산)의 22승을 시작으로 2014년 앤디 벤 헤켄(넥센·20승), 2016년 투수 3관왕(승리, 평균자책점, 승률)으로 정규리그 MVP에 오른 더스틴 니퍼트(두산·22승), 2017년 양현종과 함께 KIA의 통합우승을 일군 헥터 노에시(20승), 2019년 투수 3관왕(다승, 탈삼진, 승률)과 MVP를 거머 쥔 조쉬 린드블럼(두산·20승), 그리고 2020년 20승을 거두고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한 알칸타라 등 6명에 이른다. 그만큼 외인투수들에 대한 비중이 커졌다는 말이다.
이에 따라 올시즌도 외인투수들이 순위 판도에 '게임 체이저'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시즌 외인투수는 20명 가운데 정확하게 절반인 10명이 새 얼굴이다. KBO 리그에 복귀한 20승 투수 라울 알칸타라까지 포함하면 11명이 된다.
외인투수만을 두고 보면 지난해 정규리그 2위인 LG와 나란히 7위와 8위에 머문 삼성과 롯데는 그대로 재계약을 했고 통합우승팀 SSG, 5위 KIA, 6위 NC. 9위 두산은 모두 새 외인으로 올시즌을 맞는다. kt, 키움, 한화는 1명씩만 교체했다.
이들 팀 가운데 모두 외인투수를 교체한 SSG, 교체하지 않은 LG, 한명씩만 교체한 kt와 키움은 전문가들 대부분이 인정한 확실한 4강 후보들이다.
반면 재계약에 성공한 외인투수들은 모두 100만 달러를 훌쩍 넘겼다. 최고액은 켈리가 180만 달러, 뷰캐넌이 160만 달러, 요키시가 150만 달러다.
이들 외국인투수들은 애니 로메로(SSG)와 딜런 파일(두산)을 제외한 18명이 모두 나름대로 시범경기 2~3게임에 등판해 올시즌에 대비한 예열을 마쳤다.
SSG의 1선발 역할을 해 주어야 할 로메로는 3월 6일 오키나와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어깨 통증으로 교체된 뒤 치료에만 전념하고 있고 딜런 파일은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라이브피칭 도중 타구에 머리를 맞아 전력에서 이탈했다. 4월에는 복귀가 어렵다는 것이 두산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시범경기에서 크게 의미를 둘 필요는 없지만 나름대로 희비는 엇갈렸다.
새 외인 가운데는 아리엘 후라도(키움)가 10이닝 무자책점을 비롯해 에릭 페디(NC)가 12⅓이닝 1자책점(0.71), 숀 앤더슨(KIA)이 15이닝 2자책점(1.20), 알칸타라가 12⅓이닝 3자책점(2.19), 커크 맥카티(SSG)가 3경기 12이닝 4자책점(3.00)으로 조금씩 이닝을 늘여가며 3경기에 나서 나름 수준급의 피칭을 선보였다.
이와 달리 버치 스미스(한화·ERA 3.60) 테일러 와이드너(NC·ERA 3.86), 아도니스 메디나(KIA·ERA 5.11), 보 슐서(kt·ERA 6.43)는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해 지나치게 승운이 없었던 알버트 수아레즈(삼성)가 3경기 13이닝 1자책(ERA 0.69)로 에이스 뷰캐넌(11⅓이닝 2자책, ERA 1.59)과 함께 삼성의 확실한 원투펀치 역하을 해 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LG 원투펀치인 켈리(11이닝 2자책, ERA 2.00)과 아담 플럿코(12이닝 1자책, ERA 0.75)와 키움 에이스 요키시(3경기 12이닝 2자책점, ERA1.50), kt의 웨스 벤자민(3경기 11이닝 2자책, ERA 1.64)은 여전한 경쟁력을 보였다.
하지만 롯데의 원투펀치로 기대했던 댄 스트레일리(ERA 6.43), 찰리 반즈(7.36)와 한화의 펠릭스 페냐(ERA 1.029)의 부진은 의외였다.
이들 외인투수들 가운데 누가 올시즌 순위 판도를 흔들 수 있는 '게임체인저'로 등장할 수 있을지 두고보자.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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