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해꾼”…디즈니, 마블 키운 펄머터 회장 해임 “경영 간섭·트럼프 지지”

곽선미 기자 2023. 3. 3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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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콘텐츠 기업 월트디즈니가 1990∼2000년대 영화 마블 시리즈를 통해 회사를 키워 디즈니에 매각한 아이작 펄머터(80) 마블 엔터테인먼트 회장을 해임했다.

디즈니 대변인은 29일(현지 시간) 펄머터 회장을 비롯해 마블 엔터테인먼트 임직원 일부를 해고하고, 마블 캐릭터 상품 판매 등 이 회사의 주요 사업을 디즈니 내 사업부로 흡수한다고 언론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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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아이거 디즈니 CEO. AP 연합뉴스

글로벌 콘텐츠 기업 월트디즈니가 1990∼2000년대 영화 마블 시리즈를 통해 회사를 키워 디즈니에 매각한 아이작 펄머터(80) 마블 엔터테인먼트 회장을 해임했다. 회사 운영을 두고 디즈니의 현 경영진과 크고 작은 대립각을 이어온 데다가, 현 회장과의 정치적 견해 차이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디즈니 대변인은 29일(현지 시간) 펄머터 회장을 비롯해 마블 엔터테인먼트 임직원 일부를 해고하고, 마블 캐릭터 상품 판매 등 이 회사의 주요 사업을 디즈니 내 사업부로 흡수한다고 언론에 밝혔다.

마블 엔터테인먼트는 영화 제작을 담당하는 핵심 조직 ‘마블 스튜디오’와는 별개의 회사로, 연간 매출이 4000만∼6000만달러(약 521억∼782억 원)에 불과한, 디즈니 전체로 보면 다소 작은 조직이다.

다만, 이 회사를 이끌던 펄머터 회장은 마블을 키워낸 장본인이자 디즈니 주식을 가장 많이 소유한 개인주주로 존재감이 컸던 터라 미 주요 언론들이 그의 해고 소식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그는 1990년대 파산 위기에 놓여있던 마블 지분을 인수해 경영하면서 10여년 간 ‘엑스맨’과 ‘스파이더맨’ 등 인기 캐릭터를 영화 스튜디오에 라이선싱 방식으로 판매해 막대한 수익을 냈다. 2009년에는 마블을 40억 달러(약 5조2000억 원)에 디즈니에 매각하면서 주식을 취득해 디즈니의 최대 개인주주가 됐다.

캘리포니아 버뱅크의 월트 디즈니 본사.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그는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와 여러 문제로 대립각을 세웠고, 지난해부턴 월가의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와 손잡고 디즈니 경영권을 흔들려고 시도하다가 실패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에 앞서 펄머터 회장은 당초 마블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마블 스튜디오 사장도 겸임하고 있었으나, 영화 제작자이자 현 마블 스튜디오 사장인 케빈 파이기와 불화를 겪다 2015년 스튜디오 사장직에서 해임되기도 했다.

당시 펄머터 회장은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에 비용을 너무 많이 쓴다고 불만을 제기했고 지난해에는 속편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제작 비용을 놓고도 트집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영화는 개봉 후 9억5600만 달러(약 1조2500억 원)를 벌어들였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문제들로 인해 지난 10여년 간 디즈니 내부에서는 펄머터 회장을 방해꾼으로 여겨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펄머터 회장과 아이거 CEO의 정치적 견해 차도 두 사람 사이의 긴장을 고조시켰다고 NYT는 짚었다. 예컨대 펄머터 회장은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도왔고, 최근에는 차기 대선에서도 트럼프를 지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반면 아이거 CEO는 민주당 지지자로, 디즈니 영화를 진보적 가치를 전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데 대해 목소리를 내왔다고 NYT는 전했다.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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