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대한핸드볼협회 프로화 선언 1년, 어디까지 왔나

김가을 2023. 3. 3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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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대한핸드볼협회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지난해 4월, 대한핸드볼협회가 '프로 전환'을 선언했다. 현재 실업리그로 운영 중인 핸드볼 코리아리그를 2023~2024시즌부터 프로리그로 운영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야심차게 프로화를 선언한 지 1년이 흘렀다. 핸드볼 프로화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사진제공=대한핸드볼협회

▶마케팅 자회사 설립→연맹 창설 눈앞

핸드볼 프로화는 최태원 대한핸드볼협회장(63·SK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었다. 핸드볼협회는 '최 회장은 핸드볼 비전 2030 중장기 발전 전략의 주요 핵심과제인 리그 선진화를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방안을 주문했다. 프로화하는 것이 한국 핸드볼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현 핸드볼 코리아리그에는 남자 6개팀, 여자 8개팀 총 14팀이 참가하고 있다. SK에서는 현재 실업리그에 활용하는 금액에 추가로 3년 동안 제반 투자를 한다는 계획이다. 3년간 100억원 남짓을 쏟아붓기로 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참가 구단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

당시 핸드볼 프로리그 추진위원회는 협회 내부 인력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해 리그 통합 마케팅 전략을 포함한 프로리그 마스터 플랜 수립, 마케팅 자회사 설립 및 운영, 핸드볼 연맹(가칭) 설립, 프로 리그 운영 계획 수립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핸드볼협회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4월 핸드볼 연맹 창설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다만, 핸드볼 연맹 본부가 세워질 서울시의 승인 여부에 따라 일정은 다소 변경될 수 있다고 한다.

마케팅 자회사도 설립해 운영 중이다. 핸드볼협회는 통합 마케팅을 기조로 하는 한국형 싱글 엔터티(Single Entity) 모델 도입을 예고했다. 연맹이 구단 및 리그의 모든 재산 및 소유물(스폰서·라이선싱·미디어)을 마케팅 자회사를 통해 통합 관리해 수익 창출 활동을 추진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핸드볼협회는 최근 마케팅 자회사인 'HIM(Handball Integrated Marketing·핸드볼 투자 마케팅)'을 세워 업무를 진행 중이다. 현재 타이틀 스폰서 영입에 나섰다. 또 각 팀이 속한 지자체와 매칭할 수 있는 기업을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핸드볼협회는 지역 연고의 기업과 네이밍스폰서 등 협업을 고민하고 있다. 구단 자생력을 키우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또 협회는 프로 전환 시 스포츠토토 상품 발행을 추진 중에 있다. 바로 2023~2024시즌부터 프로화를 시작한다고 해도 스포츠토토 상품 발매를 바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상품 출시까지 최소 2년 정도를 보고 있다. 물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결정이 있어야 한다.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리그 안정성 등을 일정 기간 모니터한 뒤 결론을 내리게 된다. 또 핸드볼 뿐 아니라 당구, 탁구, 바둑, e스포츠 등도 스포츠토토 상품 발행을 고려하고 있다. 따라서 종목간 치열한 경쟁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진제공=대한핸드볼협회

▶혼란스러운 현장, 소통과 이해의 중요성

실업에서 프로 무대로 전환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졌던 일부가 더 이상 통용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재 핸드볼 팀 대부분은 시민 구단이다. 프로 편입하면 전국체육대회에 나설 수 없다. 전국체육대회는 지자체가 구단을 운영하는 데 매우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분이다. 핸드볼협회는 규정을 바꿔 시민구단의 전국체육대회 출전을 인정하기로 했다.

문제는 끝이 아니다. 핵심은 소통이다. 현장에서는 아직도 물음표가 붙어 다닌다. 현장의 A관계자는 "4월에 연맹을 창설한다고는 들었지만, 과연 가능할까 싶다. 아직도 '정말 프로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일까'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단적인 예가 홈 앤드 어웨이 경기 문제다. 프로팀은 대부분 전용구장을 두고 홈과 원정에서 경기를 치른다. 하지만 핸드볼의 경우 이 문제는 단 시간에 해결이 어렵다. 각 구장 시설 문제 등으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이 현장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혼선이 야기됐다.

B관계자도 "혼란스럽다. 프로화가 된다고는 하지만 눈앞에 정확히 주어진 답이 없다. 구단에서는 선수들의 신분 이슈 등도 해결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했다. 실제로 2022~2023시즌을 앞두고 현장에서는 감독, 선수들의 신분 문제가 논란이 됐다.

핸드볼협회는 실업팀 감독, 프론트 등을 포함한 테스크포스팀(TF)을 구성했다. 관련 내용을 주기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각 지자체를 돌면서 설명회도 진행 중이다. 일부 현장에선 소통이 좀더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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