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키운 동원, 김남정호(號) 제2 도약 노린다

연희진 기자 2023. 3. 30.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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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 원양어선 1척서 50대그룹으로… 동원의 퀀텀점프] ①적극적인 신사업 도모, 종합생활산업기업 완성

[편집자주]지난해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한 동원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하며 '9조 클럽'에 가입했다. 동원의 꾸준한 성장 비결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 적극적인 사업 확장에 있다. 계열사를 통한 신사업 진출은 물론 성공적인 인수·합병(M&A)으로 외형을 키웠다. 그룹의 근원인 수산부터 2차전지까지 다양한 산업으로 광폭 행보를 펼치는 동원그룹의 '큰 그림'을 살펴본다.

동원그룹이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올리는 등 외형을 키우며 종합생활산업기업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그래픽=이강준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덩치 키운 동원, 김남정호(號) 제2 도약 노린다
②동원, 숨은 M&A 고수… '업종 1위' 스마트한 외형 확장
③동원참치만? '토털 프로틴 프로바이더'로 변신

지난해 9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동원그룹이 '참치 회사' 이미지를 벗고 더 큰 미래를 본다. 김재철 명예회장의 차남 김남정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참치 사업으로 회사를 키웠고 통조림인 '동원참치'가 40년 넘게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으면서 동원그룹은 참치 회사란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그룹 사업을 살펴보면 참치 사업 매출 비중은 10%대에 불과하다.

동원참치를 판매하는 동원F&B도 참치통조림을 포함한 일반식품 매출보다 소스류 및 유통사업을 영위하는 조미유통 부문 매출이 더 크다. 수산회사로 시작한 동원그룹은 현재 ▲수산 ▲식품 ▲물류 ▲포장재 등 4대 중심 사업 축을 완성했다.



바다에서 모든 것이 시작됐다



동원산업 참치 어획 장면. /사진제공=동원그룹
동원그룹의 모태인 동원산업은 김재철 명예회장이 1969년 4월 자본금 1000만원으로 설립한 회사다. 동원산업이 처음 도입한 어선 '제31동원호'가 준수한 수출 실적을 올리며 회사를 키웠다.

동원산업은 잡은 참치를 팔기 위해 자연스럽게 유통과 냉장물류부문에 진출했다. 선단에서 직접 잡은 참치를 현대식 위생 설비로 가공해 국내 유통뿐 아니라 미국 등에 수출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 냉동 수산물의 허브인 감천항 부두에 냉장센터를 세웠다. 현재 감천항 외에도 수도권에 인접한 이천냉장센터, 성남냉장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김 명예회장은 국내 최초 참치 선망선 인수 등 '참치 어획 신화'를 쓰면서 원양어업에서 식품가공업으로 확장을 결심했다. 1982년 동원그룹은 국내 최초로 참치캔 '동원참치'를 출시하며 식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동원참치는 지난해까지 70억캔이 넘게 팔리는 등 국민 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동원참치를 기반으로 동원F&B는 수산물 제조 판매 부문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가공식품의 다양화를 위해 제조공장을 준공하고 꽁치 통조림, 조미김, 어육 연제품 등을 생산·판매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수산물 가공식품 사업을 넘어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리챔' 등 육가공 사업을 시작하고 DM푸드(현 덴마크 브랜드), 해태유업(현 소와나무 브랜드)을 인수하며 유가공 사업에도 진출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동원F&B의 시장점유율은 ▲참치캔 82.5% ▲죽 42.6% ▲김 23.2% ▲치즈 20.5% ▲캔햄 19.0% 등이다.

참치캔을 팔면서 포장재 생산에도 직접 나섰다. 동원그룹은 동원시스템즈를 통해 연포장재부터 PET, 유리병, 캔, 알루미늄, 종이, 산업용필름 등 식품, 화장품, 생활용품, 전자기기를 비롯해 거의 모든 소비재의 포장재를 생산하고 있다. 동원시스템즈는 국내 1위 종합 포장재 기업으로 국내 대기업 외 유니레버, P&G 등 전 세계 30여개 글로벌 기업에 포장재를 공급하고 있다.

주요 항만을 중심으로 성장한 물류전문 자회사도 역사가 오래됐다. 동원로엑스는 1971년 사업을 개시해 50여년간 화물운송, 항만하역, 보관, 국제물류, 해외물류, 유통물류, 물류컨설팅 등 다양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국내 권역별 철도 및 운송거점과 해외 각국에 물류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21년 만에 지배구조 재편… 김남정 부회장 중심 새 출발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사진제공=동원그룹
2022년은 동원그룹에게 제2의 도약을 준비한 해였다.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하고 그룹 지배구조를 개편했다. 동원그룹의 사업형 지주사인 동원산업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9조263억원으로 전년 대비 18.7% 성장했다.

지난해 11월 동원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됐다. 2022년 11월2일 동원산업은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합병을 완료하고 동원그룹의 지주회사가 됐다. 동원산업은 1969년 출범한 동원그룹의 모회사다.

동원그룹은 2001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지만 지배구조가 중복돼 복잡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합병 이전 동원그룹은 기존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와 중간 지주사 역할을 했던 동원산업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동원엔터프라이즈가 동원산업 지분 62.7%를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있었다. 동원엔터프라이즈 아래에는 동원산업을 포함해 5개의 자회사가 있고 동원산업은 또 21개의 종속회사를 보유했다.

동원그룹은 지배구조 단순화를 위해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합병했다.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자회사였던 동원F&B와 동원시스템즈 등이 동원산업의 자회사로 편입돼 동원산업의 덩치가 커졌다.

지배구조 개편으로 김재철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입지가 더욱 공고해졌다. 동원산업 지분의 48.15%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기 때문이다.

김 부회장은 1996년 동원산업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주요 계열사를 거쳐 경영 수업을 받으며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참치 통조림 공장 생산직부터 영업·기획·마케팅 등 실전 경험을 쌓은 것으로 유명하다. 2014년 동원그룹 부회장을 맡으며 김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아 그룹을 이끌어왔다. 동원그룹이 '참치 회사'에서 종합생활산업기업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지난해 지주사 합병을 통해 그룹 전반에 경영 효율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전 계열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면서 미래 사업을 위한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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