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카 “극단적 생각 고백한 친구, 병원 권했더니‥” 울컥(일타강사)[어제TV]

서유나 2023. 3. 3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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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서유나 기자]

댄서 모니카가 우울증을 앓던 친구와의 경험담을 공개하며 조언을 구했다.

3월 29일 방송된 MBC 예능 '일타강사' 20회에서는 국내 1호 위기 협상가 이종화 교수가 일타강사로 출연해 가르침을 선사했다.

이날의 일타강사는 국제형사경찰기구 인터폴 특수수사관 출신에 경찰대학교 교수 재직 중 위기 협상 전문화 과정을 최초로 도입한 국내 1호 위기 협상 전문가 이종화 교수. 그는 "인터폴 본부가 프랑스 리옹에 있는데 마약, 위조지폐 분야에서 4년을 근무했다"고 놀라운 이력을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어 생소한 개념인 '위기 협상'에 대해 일반적인 협상은 양측이 이성적인 상태로 진행되지만 '위기 협상'은 "협상 상대가 감정적 정신적으로 불안해 정상적으로 합리적 결정을 할 수 없는 분"인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런 협상 상대의 예로는 납치범, 무장단체 등이 있었다.

실제 그는 경찰대 교수로 재직 중이던 2016년 필리핀에서 무장단체에 의해 벌어진 한국인 선장 납치 사건에 주협상관으로 투입된 적 있었다. 외교부의 요청에 따라 필리핀으로 파견된 그는 납치된 선박 회사의 사장님으로 위장해 몸값을 요구하는 무장단체와 협상을 펼쳐 이례적으로 빠른 시간인 87일 만에 선장 구출에 성공했다.

다만 그는 주협상관의 입무가 이처럼 늘 드라마틱한 건 아니라고 밝혔다. "협상관의 가장 큰 매일의 업무는 거창한 테러가 아니라 가정 폭력, 극단적 시도가 주를 이룬다"고.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위기 협상을 도입한 선진국 대부분이 비슷했다.

이종화 교수는 "가정 폭력의 전형적인 모습은 남편이 폭력을 행사한다. 아내가 폭력을 못 견뎌 가출을 하신다. 아내가 가출을 하면 집안꼴이 엉망이 되고 남편은 '들어오라'고 전화를 한다. 하지만 아내가 들어오지 않자 남편은 '안 들어오면 애들하고 죽을 것'이라고 협박을 한다. 자신을 향한 폭력을 참아왔지만 아이들이 위협받는 순간 경찰에 신고하고, 경찰이 출동하면 인질 사건이 되는 것. 과거처럼 윽박지르며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협상의 기술로 안전하게 사건을 정리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화로 설득했을 때 문제가 해결될 확률을 묻자 "제가 전국에 출동을 많이 했는데 제가 출동한 이후론 한 분도 사망한 적이 없다. 이때까지 생존율 100%"라고 자랑했다.

이날 협상을 위해선 '공감'이 중요함을 강조한 이종화 교수는 2015년 이태원에서 벌어진 사건을 얘기 꺼냈다. 아들과 말싸움을 하던 60대 아버지는 아들이 본인의 멱살을 잡자 울컥해 집에 휘발유를 뿌리고 방화 위협을 했다. 가족들은 전부 밖으로 대피했지만 아버지는 계속 집 안에 남아 라이터를 들고 위협을 가하는 상황. 이종화 교수가 출동했을 때 경찰관은 "선생님 알았어요. 아실만한 분이 왜 그러세요"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

이종화 교수는 자신이 투입되고 5분 만에 상황이 일단락 됐다며 "아버님 화나시죠. 아들이 저러면 안 되는데. 제가 생각해도 아들이 잘못했네요. 화나셨겠어요. 그럴 수 있어요"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그가 말하길 협상에서는 '진정하세요, 이해합니다, 나오세요'라는 말이 세 가지의 절대 금기어였다.

이종화 교수는 가장 오래 걸린 협상을 묻자 경남 합천에서 아들을 데리고 인질극 겸 극단적 시도를 하려한 엽총을 든 남자와의 20시간의 협상을 언급했다. 전처와의 만남을 요구하던 남성은 엽총을 쏴 경찰을 위협하기까지 했다.

그는 "봉고차에 아들을 인질로 잡고 엽총을 들고 경찰과 대치 중이었다. 순찰차 2대와 소방차를 탈취하고 경찰을 향해 총도 쐈다. 20시간 대치를 하고 있었는데 원인은 가정 폭력이었다. 커다란 게 별로 없다. 대부분 인질 사건은 가정 폭력에서 시작된다. 뭉클한 게 100여 명의 경찰들이 산 속에서 (20시간 넘게 설득을 했다)"고 말했다. 결국 당시 남성이 스스로 수갑을 차게했던 이종화 교수. 이때도 비법은 서두르지 않고 상대방의 감정에 귀기울이는 것이었다.

그러던 중 김지호는 인질 사건에서 아내를 데려오라고 요구할 경우 아내를 데려온 적도 있냐고 질문했다. 이에 이종화 교수는 강의의 아주 중요한 테마라며 "유사한 상황이 있었다. 마동석 씨와 똑같이 생긴 강력계 형사분이 있다. 극단적 시도 역할극에서 펑펑 우시더라. 왜 우냐고 물으니 몇 년 전 실제 여고생 극단적 시도 사건을 겪었더라"고 회상했다.

그는 "아파트 옥상에 서있으니 경찰이 출동했는데 남자친구를 불러달라고 요구했단다. 당시엔 협상의 개념이 없어 불러준 거다. 남자친구 보는 앞에서 투신했다. '나 너때문에 죽는 거야'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던 것"이라며, 비슷하게 가정 폭력으로 시작된 인질 사건에서 가출한 아내가 오면 "가장 극단적 상황을 연출할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는 제3중재인을 절대 협상에 참여시켜선 안 된다는 원칙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화 교수는 극단적 시도의 경우 인질범과 인질이 한 몸인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을 인질로 삼아 인질극을 펼치는 거라고. 하루에 극단적 시도로 30-40명이 사망하고 있었다.

이종화 교수는 혹시 극단적 시도를 하려는 사람을 본다면 일단 112, 119 신고부터 하고 "거기 왜 계신 거예요? 힘들고 지쳐 보이세요. 힘들어서 극단적 생각을 하고 계신가요"라고 직접적으로 질문을 하라고 조언했다. 감정을 인정해주고 분명한 어조로 먼저 극단적 시도 의사를 묻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그러면 문제 해결 수단의 하나로 보던 극단적 시도가 죽음과 연결되면서 스스로 위험을 감지하게 된다는 설명이었다.

이종화 교수는 극단적 선택 유가족을 대상으로 했던 강의를 떠올렸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후회하는 건 극단적 시도를 말리지 못한 것이 아니라 신호를 알아채지 못한 것이었다. 이종화 교수는 신호를 눈치챈다면 바로 의사를 물어봐야 한다며, 두려움 때문에 절대 회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극단적 생각을 내비친 인물은 꼭 전문가에게 인계해야 했다.

이를 듣던 모니카는 "우울증이 있던 친구가 저에게 자기 입으로 '나 극단적 시도할 거야'라고 얘기했다. 근데 제가 그 고민을 들어줄 만한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해 적극적으로 의사 선생님을 권했다. 그걸 되게 힘들어하고 슬퍼하고 오히려 제게 반감을 가졌다. 왜 자기를 의사에게 보내냐고. 실제로 이 친구는 의사보다 제가 필요해서 얘기한 것 같더라"고 토로했다.

이종화 교수는 이에 병원을 추천하는 건 절대 틀린 방법이 아니라며 "구별할 필요가 있다. 보통 인생 고충 상담으로 시작된다. 개인적인 얘기는 비밀을 지켜줘야 하지만 그것이 삶과 죽음의 문제라면 비밀 유지하면 안 된다고 본인에게 얘기해줘야 한다. '넌 나에게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에 너를 놓치고 싶지 않아. 널 더 잘 도와줄 분과 얘기해 너를 살리고 싶어'라고 얘기해주고 병원이나 예방센터에 전화해 도움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 인생의 고충 상담과 극단적 시도는 다르다"고 말했다.

모니카는 이후 "오늘 너무 많이 배웠다. 아까 울컥했던 것도 저한테 도움을 요청한 친구들이 너무 많이 생각나더라. 그땐 방법을 몰라서 그들이 무슨 시그널을 보내는지 몰랐다. 앞으로 이런 시그널을 보내면 그 사람의 손을 꼭 잡아주고 싶다"고 느낀 바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사진=MBC '일타강사' 캡처)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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