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 끝에 밀워키 잔류한 히우라, 다시 도약할 수 있을까[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일단 동행은 이어지게 됐다. 과연 히우라는 밀워키에서 날아오를 수 있을까.
밀워키 브루어스는 3월 29일(이하 한국시간) 내야수 케스턴 히우라를 트리플A 내쉬빌 사운즈로 계약 이관했다. 지난 26일 구단으로부터 개막 로스터 합류에 실패했다는 통보를 받은 히우라는 마이너리거 신분으로 새 기회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마이너리그 옵션을 모두 소진한 히우라는 개막 로스터에 포함되지 못한다면 DFA(Designated for assignment, 지명할당) 절차를 거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히우라는 클레임 없이 웨이버 절차를 마쳤고 커리어 첫 DFA를 경험한 히우라는 FA를 선언할 수 있는 자격이 없었다. 결국 히우라는 마이너리거가 됐다.
트리플A 계약 이관은 히우라 입장에서 상당한 굴욕이다. 1996년생 우투우타 히우라는 밀워키가 2017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지명한 특급 유망주다. TOP 100 유망주 평가를 받은 선수고 2018-2019년에는 팀 내 1순위 유망주 평가도 받았다. 2021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이자 현재 밀워키 로테이션을 이끌고 있는 에이스인 코빈 번스보다도 더 높은 평가를 받는 유망주였다.
히우라는 2019년 화려하게 데뷔했다. 시즌 중반 데뷔한 히우라는 데뷔시즌 84경기에 출전해 .303/.368/.570 19홈런 49타점 9도루를 기록했다. 정교함과 장타력, 빠른 발까지 두루 선보이며 왜 자신이 팀 내 1순위 유망주였는지를 증명했다. 하지만 기세 등등했던 것은 데뷔시즌 뿐이었다.
히우라는 2020년부터 성적이 하락했고 2021시즌에는 61경기 .168/.256/.301 4홈런 19타점의 최악 부진까지 경험했다. 지난해 80경기에서 .226/.316/.449 14홈런 32타점을 기록하며 다시 리그 평균 이상의 타격 생산성을 보였지만 뚝 떨어진 타율은 다시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부족한 수비력도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메이저리그에서 4시즌 동안 히우라가 기록한 성적은 284경기 .238/.318/.453 50홈런 132타점 20도루. 하지만 뛰어났던 데뷔시즌 성적을 제외하면 최근 3년 성적은 200경기 .205/.293/.394 31홈런 83타점 11도루에 불과하다. 여기에 올해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12경기 .156/.229/.219 3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친 히우라는 결국 개막 로스터 자리를 얻는데 실패했다.
4년이나 기회를 얻은 최고 유망주가 결국 마이너리그 강등을 맛봤다는 것도 굴욕이지만 더 큰 굴욕은 바로 밀워키를 떠나지 못하고 남은 과정에 있다.
밀워키는 당초 히우라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생각도 했다. 밀워키 저널 센티널에 따르면 밀워키는 히우라를 개막 로스터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결정한 뒤 DFA하기 전 그의 트레이드를 시도했다. 하지만 밀워키가 원하는 수준의 대가를 제시하는 팀은 없었다. 클레임 없이 웨이버를 통과하면 히우라를 계속 보유할 수 있는 만큼 밀워키는 그를 헐값에 팔아치우고 싶지는 않았다.
결국 웨이버 공시가 이뤄졌지만 그를 클레임하는 팀은 없었다. 웨이버 공시된 선수를 클레임해 영입하는 팀의 패널티는 크게 두 가지다. 성적의 역순으로 진행되는 클레임 순번이 가장 뒤로 밀리게 된다는 것, 그리고 영입한 선수의 잔여 연봉을 모두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추후 어떤 선수가 웨이버 공시될지는 알 수 없기에 클레임 순번을 유지하기 위해 애쓸 필요는 없다. 올시즌 히우라의 연봉은 220만 달러. 결국 클레임이 없었다는 것은 29개 구단 중 누구도 그에게 220만 달러를 지급할 의사가 없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히우라에게 가장 큰 기대를 걸고있는 팀은 결국 밀워키다. 비록 개막 로스터에서 그를 제외했고 DFA까지 했지만 밀워키는 여전히 히우라가 특급 유망주 출신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날이 오기를 바라고 있다. MLB.com에 따르면 밀워키 맷 아놀드 단장은 "히우라는 단지 타석이 더 필요할 뿐"이라며 "히우라가 다시 빅리그 로스터로 돌아와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는 돌아와서 팀의 중요한 전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여전한 기대를 나타냈다.
이상한 일은 아니다. 팀 최고의 유망주였고 여전히 26세로 젊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히우라는 지난해 평균 시속 91.7마일의 타구를 날렸고 강타비율도 45.2%였다. 평균 발사각도는 16.1도. 리그 평균을 훌쩍 넘는 강한 타구를 날리면서도 공을 띄울 줄 아는 타자다. 장타력이 있으면서도 발이 느리지 않다.
문제는 단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다. 히우라의 단점은 명확하다. 컨택이 부족하고 삼진이 많으며 변화구에 대한 큰 약점이 있다. 그리고 수비력이 부족하다. 지명타자 제도가 내셔널리그에도 도입된 만큼 수비력 부족 문제는 예전보다 영향을 덜 줄 전망이다. 결국 부족한 컨택 능력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에 히우라의 향후 커리어가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히우라는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307/.385/.541을 기록한 타자다. 다시 마이너리거로서 재정비의 시간을 갖게 된 히우라가 과연 이번에는 약점을 극복하고 당당히 빅리그로 돌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케스턴 히우라)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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