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혐의’ 서준원, 어째서 영구제명 아닌 활동정지일까

“KBO에서도 서준원의 성범죄 관련 기소 사실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규약상 제한이 있고, 사법기관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기에 빨리 선수 활동을 정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KBO는 28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서준원을 KBO 규약 제152조 제5항에 의거 참가활동정지 조치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준원은 지난해 8월 미성년자에게 나체사진 등을 촬영해 전송하도록 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반(성착취물제작배포 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준원은 이 같은 혐의가 경찰 조사를 통해 드러나 지난해 말 미성년자 약취·유인 혐의로서 입건됐고, 같은 달 부산지검에 송치됐다. 최근에는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밝혀지면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될 예정이다.

서준원의 전 소속팀인 롯데 자이언츠는 언론 보도를 통해 해당 사실이 확인된 직후 그를 방출 처분하며 구단 자체 최고 수위의 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KBO 단계에서의 최고 수위 징계인 영구 제명 등의 조치는 나오지 않았다. 대신 서준운은 참가활동정지 처분에 따라 해당 처분이 종료될 때까지 일체의 구단 활동(훈련, 경기)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

이유는 무엇일까. 장한주 KBO 클린베이스볼센터 팀장은 “관련 규약에 따른 부정행위와 품위손상행위에 따른 긴급 조치를 진행한 것”이라며 “상벌위원회 개최 등은 사법기관의 판단에 따른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열 수 없는 차원의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참가활동정지 관련 KBO 규약은 제152조 제5항이다. 해당 규약은 <총재는 제148조[부정행위] 각 호 또는 제151조[품위손상행위] 각 호의 사실을 인지한 경우 또는 그에 관한 신고-확인 과정에서 해당 직무의 수행에 지장이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 해당 자에 대하여 제재가 결정될 때까지 참가활동(직무)을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소한 서준원의 품위손상행위가 있었다는 판단에 따라 제재 결정 전까지 참가활동을 정지해 사실상 야구선수로서의 활동을 하지 못하게 만든 셈이다.

장한주 클린베이스볼센터 팀장은 “해당 처분 종료 전까지 서준원은 훈련과 경기를 포함한 일체의 구단 활동을 할 수 없다”면서 “KBO와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서도 서준원의 성범죄 관련 기소 사실에 대해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렇기에 긴급하게 내린 조치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며 거듭 서준원의 참가활동정지가 현재로서 가장 빠르게 취할 수 있는 사전 징계라고 설명했다.

요컨대 KBO가 서준원의 혐의 사실을 가볍게 받아들여 상대적으로 약한 징계처분을 내린 것이 아니란 뜻이다.

이후 서준원의 징계 절차는 어떻게 진행될까. KBO는 향후 사법기관의 판단에 따라 서준원의 혐의에 대한 사실관계가 확정되면,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참가활동정지 처분 해지 여부 및 최종 제재에 대해 심의할 예정이다. 해당 최종 제재는 최대 영구 제명 처분도 내려질 수 있다.

KBO규약 품위손상행위 조항에 따르면 성폭력과 관련된 행위는 영구, 무기 또는 1년 이상의 실격 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범죄 행위를 숨기고 구단과 KBO에 신고하지 않았을 경우 가중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는 성 범죄 가운데서도 특히 형량이 매우 무겁고 죄질이 나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장한주 팀장은 “사법기관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상벌위원회를 개최할 수 없었고, 가장 빨리 선수 활동을 정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사실관계가 밝혀진다면 서준원의 징계 등을 추가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종합하면 KBO 차원에서의 서준원에 대한 징계는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 사법기관을 통해 명명백백한 시비와 사실관계가 밝혀진 이후 다시 추가 징계 또한 충분히 이뤄질 수 있는 사안이라는 뜻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