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재수생 투수'가 왜 배트를 들었을까...부활을 향한 열정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FA 재수생 LG 트윈스 임찬규(31)가 더그아웃에서 배트를 들고 이종범 코치와 김현수에게 조언을 구했다. 투수가 왜 배트를 들고 야수 출신 코치와 타자에게 조언을 구했던 것일까.
임찬규는 휘문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1년 2차 1라운드(전체 2순위)로 LG에 입단한 LG의 마당쇠 같은 투수다. 경찰야구단 복무를 마치고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투수로 전향했고, 2018시즌(11승)과 2020시즌(10승)에는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LG 토종 에이스 역할을 했다. 하지만 2021시즌에 1승 8패 평균자책점 3.87, 2022시즌엔 6승 11패 평균자책점 5.04에 머물렀다. 결국 그는 지난 겨울 FA 재수를 선택했고 올 시즌 롱릴리프로로 보직을 바꿨다.
임찬규는 입단 당시만 해도 150km를 던지는 파이어볼러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구속을 잃었고 140㎞를 넘기 어려운 투수가 돼 버렸다. 하지만 2021시즌 구속이 140㎞ 후반까지 오르면서 기대감이 높였다. 하지만 갑자기 증가한 구속에 자신의 투구 리듬을 잃었고 지난 두 시즌 부진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를 전망이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체인지업이 살아나면서 코칭스태프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팔 스윙이 좋아져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던질 때 팔의 움직임이 같아졌고 타자들은 패스트볼 타이밍에 배트가 헛돌고 있다. 피치 터널이 잘 형성되어 위력적인 체인지업을 구사하게 된 것이다. 체인지업이 좋아지니 원래 좋았던 커브는 타자들에게 더 위력적으로 다가간다.
임찬규는 자신의 새로운 구종에 대해 타자들이 느끼는 생각을 듣고 싶었다. 타자들이 타석에서 자신의 공을 어떻게 반응하며 대처하는지 이종범 코치와 김현수에게 조언을 구했다. 임찬규는 평소 데이터 분석과 새로운 기술에 관심이 많다. 경기에 나서기 전 상대 타자에 대해 철두철미하게 전력분석하기로 유명하다.
한편 임찬규는 올 시즌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 전 일본 오키나와에서 개인 훈련을 하며 일찌감치 몸을 만들었다. 최근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이 악물고 훈련했다. 그는 보직에 상관없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올 시즌 절치부심하며 준비했다.
이제 연습은 끝났다. 올 시즌 롱릴리프와 대체 선발 역할을 맡으며 LG의 핵심 불펜으로 우뚝 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배트를 들고 이종범 코치와 김현수에게 조언을 구한 임찬규.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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