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수 공연 문제로 국가안보실장까지 교체, 지나치지 않나
교체설이 제기됐던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9일 결국 사퇴했다. 그는 “저로 인한 논란이 더 이상 외교와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물러났고 후임에 조태용 주미대사가 내정됐다.
지난 3주 사이 윤석열 대통령을 보좌하던 김일범 의전비서관, 이문희 외교비서관에 이어 국가안보실장마저 줄이어 사퇴한 것은 과거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이례적이다. 특히 전 세계에 나가 있는 166명의 재외 공관장이 서울에 모여 회의를 갖는 도중에 국가안보실장이 바뀌게 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김 실장은 다음 달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미국에서 제안한 가수 공연 행사를 윤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데 대한 책임을 졌다고 한다. 가수의 공연이라고 해도 정상회담에서 양국 친교를 위한 중요 행사일 수 있다. 미국 측의 이런 제안을 제대로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못한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
하지만 이 정도의 사안은 실무 책임자인 외교, 의전 비서관이 책임지는 정도로 매듭되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그 정도로도 다른 공직자들에게 충분한 경고가 된다. 국가안보실장은 이보다 더 심각한 안보 외교 현안에 대한 국가 사령탑이다. 안보 외교 총책임자가 가수 공연 문제를 잘못 다뤘다는 이유로 경질되는 나라가 또 있는지 의문이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모자라느니만 못하다. 가수 공연 문제 외에 안보실 내부의 알력을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한다. 거기에 이번 보고 누락이 겹쳤다는 것이다.
지금은 미중 신냉전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한 핵실험 임박 등으로 안보가 불안한 상황이다. 세계적 은행들의 부도 위험 등 경제 위기도 매우 유동적이다. 이럴 때 국가안보실이 흔들려서는 곤란하다. 다행히 국가안보실장으로 새로 기용되는 조태용 대사는 노련한 외교관으로 정평이 난 사람이다. 다음 달 한·미 정상회담, 5월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차질 없이 준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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