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뇌물 방지용’이라던 성남시 CCTV는 대국민 사기극이었나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2억4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진상씨가 29일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일 때 성남시 정책비서관이었던 정씨 사무실은 시장실 옆 비서실에 있었고, 그가 받았다는 뇌물 중 3000만원은 세 차례에 걸쳐 비서실에서 전달된 것으로 기소돼 있다. 정씨는 이 대표가 뇌물을 막기 위해 소리까지 녹음되는 CCTV를 시장실과 비서실에 설치했기 때문에 그곳에서 뇌물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주장은 곧바로 거짓이라는 반론이 제기됐다. 검찰이 법정에서 “(비서실에 설치된) CCTV는 실제로 회로가 연결돼 있지 않아 촬영 기능이 없었다”고 공개한 것이다. 검찰은 “민원인이 찾아와 항의할 때도 직원들이 CCTV가 촬영되지 않는 걸 알고, 따로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찍어왔다”고 했다. 당시 비서실 직원들도 이런 내용을 검찰에서 진술했다고 한다. 시청 CCTV는 관리 연번이 부여돼 계속 유지되는데 비서실 CCTV에는 관리 연번 자체가 없었다고 한다.
이 CCTV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일 때 사진까지 공개해가며 언론에 홍보했던 것이다. 당시 이 대표는 “돈 봉투 가져오거나 인사 청탁하는 사람이 많아 설치했다”고 했다. 하지만 정씨에게 뇌물을 건넸다는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은 이 CCTV가 “대국민 사기극 중 하나”라고 했다. “과거 정씨에게 ‘CCTV가 있는데 시장님이 불편하지 않겠냐’고 물었더니 정씨가 ‘그거 다 가짜야’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뇌물 방지용’이라고 홍보한 CCTV가 실제론 촬영되지 않는 것이었고 이를 직원들이 알고 있었다면 대국민 사기라고 할 수밖에 없다. 검찰 조사를 통해 비서실 CCTV는 보여주기용임이 확인됐지만 검찰이 수사와 직접 관련이 없어 시장실 CCTV도 그런 것인지는 확인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도 가짜일 가능성이 있다.
이제 이 대표와 측근 인사들의 말은 신뢰를 잃고 있다. 이 대표는 극단 선택을 한 김문기씨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지만 김씨와 함께 해외 출장을 가 골프를 하고, 호주 식당에서 김씨와 마주 앉아 식사하는 사진까지 공개됐다. 대장동 일당에게 8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 측근 김용씨도 돈 전달 시기와 장소, 액수를 적어둔 메모가 나왔는데도 “창작 소설”이라고 한다. 이 대표를 위한 쌍방울의 대북 송금에 관여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도 쌍방울 측이 다 인정했는데도 “일절 모르는 일”이라고 한다. 진실은 밝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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