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그런데 ‘이 기상’이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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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결혼이민 여성들의 귀화 면접 시험 대비를 위해 모의 면접을 진행했다.
내게 면접관 역을 맡긴 담당 직원이 리얼리티를 살리려면 건조하게 응대하고 질문의 난이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엄마 이름에서 다문화가정이 묻어나지 않게 아이들 학교 가기 전에 '김하나', '이지은', '한정은'으로 개명까지 하면서 귀화를 선택하는 여성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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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화 시험은 국적을 부여하고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국가와 권리를 보장받고 국민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개인의 의지가 만나는 자리이다. 그러니 쌍방이 서로 만나는 형식과 내용이면 좋겠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국민에게는 어려서부터 배우고 경험하고 느끼면서 축적된 것이지만 이제 겨우 한국어를 습득한 사람에겐 시험이라는 형식 외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결혼이민 비자로 생활하는 여성들이 귀화를 선택하는 상황과 시기는 각기 다르다. 엄마 이름에서 다문화가정이 묻어나지 않게 아이들 학교 가기 전에 ‘김하나’, ‘이지은’, ‘한정은’으로 개명까지 하면서 귀화를 선택하는 여성들이 있다. 비자 연장이라는 번거로운 절차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도전하지 못하는 여성도 있고, 국적을 변경하고 싶지 않아서 귀화가 아닌 영주권을 선택하는 이들도 있다. 다 각자의 상황과 시기에 맞는 선택을 하고 있으니 존중받아야 한다.
모두에게 공통된 것은 부지런하고 살뜰하게 이주민의 무게까지 감당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국적을 얻고 국민이 되어도 그들 앞에 붙은 ‘결혼이민자’, ‘귀화자’가 여간해선 분리되지 않는 것도 공통점이다. 이렇게 애를 썼는데도 말이다. 고마움과 환대와 응원을 전하는 통과 의례는 안 되는 걸까?
정종운 서울 구로구가족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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